[태권도]「올림픽 쿼터배분」고민…『사실상 한국 주도』

  • 입력 1997년 2월 14일 20시 10분


[이훈기자] 누구에게「떡」을 더줘야 하나. 3년 앞으로 다가온 2000년 시드니올림픽의 태권도 쿼터배분 문제를 놓고 세계태권도연맹(WTF)이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태권도가 금메달 8개가 걸린 정식종목으로 탈바꿈한 뒤 세계 각국들이 너도나도 태권도 육성에 나선 것은 좋지만 시드니올림픽의 출전선수 쿼터가 남녀 각 4체급씩 모두 1백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갈수록 커지는 올림픽 규모를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시드니에 처음 채택된 태권도 종목 출전 선수를 이같이 못박았다. 이에 따라 세계 1백40개 가맹국을 거느린 WTF는 올림픽에 출전할 남자 52명, 여자 48명을 가려내는 방법을 놓고 궁리를 거듭하고 있지만 쿼터가 크게 부족, 뾰족한 묘안이 없는 상태. 우선 개최국 호주에 돌아갈 8장의 티켓을 빼면 남는 티켓은 모두 92장. 이를 아시아 아메리카 유럽 아프리카 등 4대륙이 똑같이 나누자니 실력차이가 「하늘과 땅」. 그렇다고 한국이 속한 아시아에 듬뿍 티켓을 배당하자니 너무 눈치가 보인다. 게다가 역대 올림픽에서 변변찮은 실력으로 「노골드」 혹은 「메달기근」에 시달려 왔던 필리핀 이집트 태국 대만 이란 등 태권도 강국들은 WTF에 쿼터를 늘려달라고 아우성이다. 이 문제는 오는 11월 WTF 집행위원회(홍콩)에서 최종결정되지만 세계태권도계를 좌지우지하는 한국의 입김을 감안하면 칼자루는 결국 한국이 쥐고 있는 셈. WTF의 실무 관계자는 『그동안 각 종목에서 언제나 「떡」을 달라고외치기만했던 한국이 이젠 나누어 주어야하는 입장이 됐다』며 뿌듯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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