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좋다면 뭐든지』…프로야구선수 보신 백태

  • 입력 1996년 12월 20일 19시 33분


「李 勳기자」 겨울은 몸보신의 계절. 내년 시즌 전국을 휘돌며 「장돌뱅이」생활을 해야 할 프로야구 선수들에게는 닥치는대로 먹고 달리며 힘을 비축해야 할 시기. 「못먹는 것」도 「못먹을 것」도 없다. 7대 독자 김재현(LG)의 영양식은 「멍멍이」. 천안의 친척집에서 보내온 잡종개를 개소주로 만들어 마시고 일주일에 한두번은 탕이나 수육으로 체력을 보충한다. 「멍멍탕」에 관한한 전문가인 모친이 양파와 겨자를 섞어 만들어내는 특별 소스는 비릿한 냄새를 느낄 수 없을 만큼 깔끔하다. 이뿐만 아니다. 양어장을 하는 또 다른 친척집에서 정기적으로 잡아올리는 잉어도 일주일에 한번은 식탁에 오른다. 한화 홍원기는 정규 시즌이 끝나자마자 경기도 안성의 사슴농장으로 달려갔다. 그는 이날 즉석에서 잡은 사슴의 피와 고기, 간을 먹고 남은 부분은 4,5시간 달여 팩으로 포장, 두달간 복용했다. 홍원기는 계절이 바뀔 때마다 흑염소 개소주 등으로 몸보신을 해왔지만 사슴은 처음인지라 농장에 다녀온 이후 며칠동안 꿈자리가 뒤숭숭했다는 후문. OB 정수근은 「뱀」을 입에 달고 다닌다. 전국에 좋은 뱀이 잡혔다는 소문만 들리면 달려가는 부친의 뒷바라지 덕택에 지금까지 먹은 뱀의 숫자만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1m78, 68㎏에 깡마른 체구인 정수근은 평상시 부친이 마련해온 뱀을 달여 만든 환약을 복용하고 시간이 있을때는 뱀탕집을 찾아 그 자리에서 끓여 나오는 국물을 마신다. 이밖에 롯데 전준호는 영지버섯과 벌꿀을 미숫가루에 타서 마시고 김응국 박정태(이상 롯데) 등은 단풍과인 고로쇠 나무의 즙(풍당·楓糖)을 내 마시며 체력을 보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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