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2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2026년도 제5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6.5.28/뉴스1
국민연금이 올해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14.9%에서 20.8%로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최근 ‘반도체 랠리’로 국민연금이 보유한 국내 주식 가치가 급등함에 따라 자산 배분 목표를 조정한 것이다. 시장에서 제기된 연금발 매도 폭탄 우려가 크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5차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으로 올해 자산군별 목표 비중을 현실화했다. 올해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14.9%에서 20.8%로 높이는 대신 해외 주식(37.2%→34.7%), 국내 채권(24.9%→23.1%), 해외 채권(8.0%→7.4%), 대체투자(15.0%→14.0%) 비중은 일제히 축소하기로 했다. 국내 주식 보유 비중이 목표 비중보다 높아지더라도 일정 한도까지 인정해 주는 ‘전략적 자산 배분(SAA)’ 허용 범위(±3%포인트)도 한시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다만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구체적인 확대 범위는 공개하지 않았다. 또 목표 비중을 초과하면 기계적 매도에 나서는 ‘리밸런싱’ 일일 규모도 축소한다.
이번 조치로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대량 매도 가능성은 크게 낮아졌다. 코스피 급등세에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은 2월 말 기준 24.5%로 이미 SAA 허용 범위의 최대치를 넘어선 상황이었다.
국민연금 주식 매물폭탄 걱정 덜어… 일각 기금 안정성 우려도
자산 목표비중 조정 해외주식-국내 채권은 소폭 줄여 1만피 전망속 지속가능성 의문도
이번 조치로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 비중을 ‘25.8%+α’까지 유지할 수 있게 됐다. 국민연금은 SAA뿐만 아니라 추가 수익을 내기 위해 목표 비중 이탈을 허용하는 ‘전술적 자산 배분’까지 활용해 5%포인트까지 국내 주식 비중을 늘릴 수 있다. 국내 주식 목표 비중 조정은 6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유예했던 리밸런싱(자산 배분 조정)이 끝나면 바로 적용된다.
이번 자산 배분 조정이 당장 국내 증시 수급에는 긍정적 영향을 미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기금 운용의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기계적 매도를 피해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지만, ‘1만피’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새로운 자산 배분안이 얼마나 지속 가능하겠냐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코스피가 8,000 선을 돌파하면서 국민연금이 보유한 국내 주식 보유 비중은 벌써 27% 안팎까지 높아진 것으로 추산된다.
SAA 허용 범위 등 추가 투자가 가능한 범위를 공개하지 않는 것이 기금 운용의 불투명성을 높인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국민연금을 주가 부양에 활용할 수 있는 길을 터주게 됐다”고 했다. 기금위는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해 연말 SAA 허용 범위를 재점검하기로 했다.
기금위는 이날 2027년부터 2031년까지 적용되는 중기 자산 배분 방향도 확정했다. 2027년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은 올해와 같은 20.8%로 유지하고, 해외 주식은 35.6%, 국내 채권은 21.8%, 해외 채권은 7.4%, 대체투자는 14.3%로 정했다. 해외 투자와 대체투자 확대 기조를 유지해 2031년 말 기준 주식은 55% 안팎, 채권은 30% 내외, 대체투자는 15% 내외로 보유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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