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경 경기도의회 의장 인터뷰
인사권 있어도 예산-조직권 제약… 지방의회 첫 자치분권발전위 출범
31개 시군 찾아가 정책 사후 점검
일부 의원 국외 출장비 의혹 불거져… 제도적 허점 보완해 집행 절차 정비
김진경 경기도의회 의장이 19일 수원시 영통구 의장 집무실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김 의장은 “지방자치가 청년기에 접어든 지금이야말로 새로운 도약의 전환점”이라며 “‘반쪽 자치’를 넘어 완전한 독립을 이루기 위해 지방의회법 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기도의회 제공
1991년 부활한 지방의회가 올해로 35주년을 맞았다. 전국 최대 광역의회인 경기도의회는 그간 자치분권 확대를 둘러싼 논의의 큰 축을 맡아왔다. 김진경 의장은 19일 수원시 영통구 의장 집무실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금이야말로 새로운 지방자치 도약의 전환점”이라며 “‘반쪽 자치’를 넘어 완전한 독립을 이루기 위해 지방의회법 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방의회 부활 35주년 의미는 무엇인가.
“35년은 단순한 시간이 아니다. 1956년 출범했다가 군사정권에 의해 해산되는 아픔을 겪은 뒤, 1991년 도민의 손으로 다시 세워진 민의의 전당이 서른다섯의 청년기를 맞은 것이다. 도민의 목소리가 조례와 예산, 정책으로 구현돼 온 과정을 증명해 온 시간이기도 하다. 경기도의회는 전국 최대 광역의회로서 중앙집권적 행정 구조에 균열을 내며 자치분권의 지평을 넓혀왔다. 이제는 성과를 돌아보는 데 그치지 않고 앞으로 30년의 비전을 설계해야 할 시점이다.”
―가장 큰 변곡점은 언제였나.
“1995년 전면 주민직선제가 도입된 4·5대 의회를 실질적 자치의 출발로 본다. 주민이 직접 선출한 의원들이 지역 현안을 책임 있게 다루기 시작한 시기다. 9대 의회에서는 ‘연정과 협치’라는 정치적 실험이 이뤄졌고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 현재 11대 의회는 질적 성숙 단계에 들어섰다. 조례 제정에 그치지 않고 ‘조례시행추진관리단’을 통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까지 점검하고 있다. 지금까지 360여 건의 조례를 살폈다. 입법의 결과까지 책임지는 의회로 진화하고 있다.”
―지방의회법 제정을 강조하는 이유는….
“2022년 인사권 독립이 이뤄졌지만 조직 구성권과 예산 편성권은 여전히 자치단체장에게 있다. 견제와 감시라는 본연의 역할을 다하기에는 구조적 한계가 분명하다. 지방의회법은 권한 확대를 위한 요구가 아니라 도민의 삶을 더욱 촘촘히 살피기 위한 최소한의 제도적 기반이다. 국회와 행정안전부를 찾아 필요성을 설명했고, 전국 시도의회와 연대해 입법 공감대를 확산하겠다.”
―자치분권 강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입법 환경만 기다릴 수는 없다. 지방의회 최초로 ‘자치분권발전위원회’를 출범시켜 인사·재정 분권의 구체적 로드맵을 마련하고 있다. 의회 사무처에 ‘의정국’을 신설해 정책 지원 체계를 체계화했고, 지난해 11월에는 자치분권 콘퍼런스를 열어 도민과 공감대를 형성했다. 2030년 연천군 개원을 목표로 ‘의정연수원’을 추진하고 있으며, 정책 연구를 전담할 ‘경기의정연구원’ 설립도 준비 중이다. 전문성과 독립성을 동시에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31개 시군을 순회하며 현장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경기도는 1410만 명이 거주하는 최대 광역단체다. 인구가 많은 수원시와 수도권정비계획법 등 각종 중첩 규제를 받는 연천군의 현안은 다를 수밖에 없다. 양당 대표단과 함께 ‘의정정책추진단’을 구성해 31개 시군을 돌며 정책 간담회를 열고 있다. 광명에서 제기된 ‘수변 문화 복합시설과 지방정원 조성 과제’ 등 현장의 의견은 도 집행부와 즉시 협의해 정책에 반영하려 한다. 도민이 있는 곳에서 답을 찾겠다는 원칙 때문이다.”
―국외 출장 논란 이후 쇄신안을 내놨다.
“일부 의원의 해외 연수 과정에서 예산 집행의 적절성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의장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 이번 사안을 개인의 문제로만 보지는 않겠다. ‘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를 통해 국외 출장 심사와 집행 절차를 전면 재정비하겠다. 실무자에게 과도한 부담이 전가되지 않도록 보호 장치도 마련할 것이다. 최근 시작한 ‘마음 건강충전소’를 통해 직원들의 심리적 안전망도 강화하겠다.”
―민생경제 위기 속 의회의 역할은….
“물가와 일자리 불안 속에서 복지 안전망까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올해 예산안을 심의하며 취약계층 보호를 최우선에 뒀다. 당초 경기도가 제출한 안에는 복지국 소관 210개 사업, 약 2289억 원이 삭감돼 노인·장애인 복지시설 운영비까지 줄어들 우려가 컸다. 보건복지위원회는 집행부와 협의해 일반회계 기준 532억 원을 증액했고 노인복지관 운영비 39억3000만 원, 장애인복지관 운영 지원 26억6000만 원 등을 복원했다. 어려울수록 취약계층을 지키는 것이 의회의 책무라는 원칙 아래 여야가 협치로 해법을 마련했다.”
―남은 임기 목표는….
“제11대 경기도의회가 ‘일하는 민생의회’로 기억되길 바란다. 지방의회법 제정의 토대를 마련해 자치분권의 불씨를 지핀 의회로 남고 싶다. 35주년의 의미가 선언에 그치지 않고 다음 세대로 이어지도록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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