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징역 30년…“尹의 비이성적 결심 조장한 측면도”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2월 19일 16시 36분


재판부 “김용현, 비상계엄 주도적 준비”
‘숨은 기획자’ 노상원은 징역 18년 선고
‘경찰 동원 국회 출입 차단’ 조지호 12년

지귀연 부장판사가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2·3 비상계엄 관련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1심 선고공판에서 판결문을 낭독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제공
지귀연 부장판사가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2·3 비상계엄 관련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1심 선고공판에서 판결문을 낭독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제공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1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받았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과 조지호 전 경찰청장에게는 각각 징역 18년, 징역 12년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19일 비상계엄 사전 모의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김 전 장관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김 전 장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충암고 1년 선배로, 윤석열 정부의 첫 대통령경호처장을 맡은 뒤 비상계엄 선포 3개월 전인 2024년 9월부터 국방부 장관을 맡았다. 비상계엄 당시 ‘비상계엄 선포문’ ‘계엄 담화문’ ‘포고령’ 등 주요 문건을 작성한 당사자이기도 하다. 앞서 특검은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이날 재판부는 김 전 장관에 대해 “이 사건 비상계엄을 주도적으로 준비했고 군의 국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여론조사 ‘꽃’, 더불어민주당 당사 출동 등을 사전에 계획했으며, 독단적으로 부정선거 수사를 진행하려는 별도의 계획을 마련하기도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석열의 비이성적 결심을 옆에서 조장한 측면이 있는 것으로도 보인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일일이 개별적으로 관여하지 않은 폭동이 있던 것으로 보이는 사정도 있지만, 대법원 판례는 개별적으로 관여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도 내란죄로서의 책임은 모두 부담한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다만 “물리력의 행사를 최대한 자제시키려 했던 것으로 보이고 대부분의 계획은 실패로 돌아갔다”며 “이 사건 범행 이전에 아무런 범죄 전력이 없고 장기간 공무원으로 봉직해 왔으며 현재 65세의 비교적 고령”이라는 점을 유리한 양형 사정으로 참작했다.

김 전 장관의 최측근이자 비상계엄의 숨은 기획자로 여겨지는 노 전 사령관은 징역 18년을 선고받았다. 노 전 사령관은 비상계엄 선포 후 부정선거 의혹을 수사한다는 명목으로 불법 조직인 ‘제2수사단’ 설치를 추진하고, 선관위 점거 및 직원 체포 등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재판부는 “김용현과 함께 부정선거 수사 등에 관해 치밀한 계획을 세우기도 했고, 민간인임에도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는 방법으로 정보사 인원 등 다수의 사람을 끌어들여 피해를 입혔다”며 ”전반적인 비상계엄 관련 내용을 의논한 것으로 보여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러 사정 등을 종합해 보면 노상원은 적어도 이 사건 비상계엄 선포 후 군이 국회에 출동해서 상당 기간 국회의 활동을 방해하거나 적어도 계엄해제요구권을 무력화시키는 등 상당 기간 저지할 것을 예상했던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주요 증거로 꼽힌 ‘노상원 수첩’에 대해선 “작성 시기를 정확히 알 수 없고, 일부 내용들은 실제 이뤄진 사실과 불일치하는 부분도 있다”며 “모양, 형상, 필기, 형태, 내용 등이 조악한 데다가 보관하던 장소, 보관 방법 등에 비춰 보더라도 그렇게 중요한 사항이 담겨 있던 수첩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다.

양형 이유를 두고도 “현재 별개의 재판이 진행 중인데 병합돼 판단받았을 경우 형평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무엇보다 군의 투입 등 관련된 폭동 행위 자체에는 직접적으로 관여하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계엄 당일 경찰력을 동원해 국회를 봉쇄하고 선관위 출입 통제를 주도한 혐의를 받는 조 전 청장에게는 징역 12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조 전 청장에 대해 “경찰의 총책임자임에도 포고령을 면밀히 검토하긴커녕 이를 근거로 국회 출입을 차단했고, 민간인을 보호했다는 사정을 발견하기가 어렵다”며 “오히려 경찰이 군의 국회 출입을 돕도록 했다. 선관위에 경력을 투입하는 데 관여하기까지 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도 “계엄 선포 당일에서야 군의 국회 투입 등 사실을 알게 된 사정이 있고, 국회 출입 통제 시간이 비교적 짧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구체적인 사항을 일일이 지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오랜 기간 경찰 공무원으로 봉직해 왔고, 아무런 범죄 전력이 없으며, 혈액암을 앓는 등 건강이 상당히 좋지 못하다”는 점은 유리한 양형 사정으로 봤다.

국회 통제 및 체포조 지원 등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은 징역 10년, 목현태 전 서울경찰청 국회경비대장은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김용군 전 국방부 조사본부 수사단장과 윤승영 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에게는 각각 무죄가 선고됐다.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트렌드뉴스

트렌드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