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 교수들이 겨울방학 대학 코코네스쿨에서 열린 4주 몰입형 ‘AI 교육 역량 강화 프로그램’에 참여해 강의를 듣고 있다. 가천대 제공
“AI는 이제 금지 대상이 아니라 모든 학생이 갖춰야 할 필수 학습 도구입니다.”
이길여 가천대학교 총장이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대학 교육의 근간을 바꾸는 파격적인 혁신안을 내놓았다. 이 총장은 “학생들이 AI를 올바르고 창의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교수 교육부터 수업, 평가 방식까지 대학 교육의 전 과정을 완전히 혁신하겠다”라고 밝혔다.
가천대는 학생들이 생성형 AI를 단순 보조 도구가 아닌 ‘창의적 문제 해결을 위한 파트너’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대학 차원의 종합 방침을 시행한다고 19일 밝혔다. 생성형 AI를 부정행위의 도구로 간주해 금지하던 기존 대학가의 관행에서 벗어나, 수업과 과제, 시험 등 교육 과정에 AI 활용을 단계적으로 공식 허용하기로 한 것이다.
가천대 교수들이 겨울방학 대학 코코네스쿨에서 열린 4주 몰입형 ‘AI 교육 역량 강화 프로그램’에 참여해 강의를 듣고 있다. 가천대 제공 ● 교수진 ‘AI 열공’…교양 의무화·강좌 확대 혁신의 출발점은 ‘교수’다. 가천대는 겨울방학 동안 교수 60명을 대상으로 하루 4시간씩 4주간 60시간에 걸친 ‘AI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이론부터 실습, 프로젝트까지 포함된 몰입형 교육으로, 교수들이 직접 AI를 전공 수업 설계와 평가에 통합할 수 있도록 했다.
파격적인 지원도 뒤따랐다. 교육에 참여한 교수 전원에게는 한 사람당 500만 원의 강의개발비가 지급됐다. 교육에 참여한 정선주 교수(영미어문학과)는 “처음엔 거부감도 있었지만, 4주간의 교육을 통해 AI를 수업과 평가에 녹여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라며 “교수 역시 배우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사실을 절감한 전환점이었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가천대는 2024년부터 해마다 8000여 명의 신입생을 대상으로 AI 기초교양교육을 필수화했다. 학생들은 전공과 관계없이 4~8학점의 AI 관련 수업을 반드시 이수해야 한다. 인문사회, 예체능 등 계열별 특성에 맞춰 △기초 개론 △기초 프로그래밍 △딥러닝 및 생성형 AI 응용으로 이어지는 3단계 커리큘럼을 구축했다.
관련 강좌 수도 폭발적으로 늘어난다. 2024년 122강좌를 시작으로, 지난해 208강좌로 확대했다. 3월 개강하는 1학기는 지난해 1학기보다 133% 늘어난 191개의 AI 활용 강좌가 개설됐다.
가천대 교수들이 겨울방학 대학 코코네스쿨에서 열린 4주 몰입형 ‘AI 교육 역량 강화 프로그램’에 참여해 강의를 듣고 있다. 가천대 제공 ● “코딩 10만 줄 쓰는 시대 끝났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평가 방식의 대전환이다. 가천대는 ‘얼마나 많은 시간을 들여 코딩했는가’가 아니라, ‘AI를 활용해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문제를 해결했는가’를 새로운 성적 산출의 기준으로 삼을 예정이다.
가천대 관계자는 “이제 10만 줄의 코드를 직접 쓰는 시대는 지났다”라며 “제한된 시간 내에 AI와 협업해 최적의 코드를 설계하고, 실제 작동 여부를 검증하는 능력이 미래 인재의 핵심 역량”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체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가천대는 이달 중 부총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AI 활용 교육 혁신 TFT’를 구성한다. TFT는 전공별 특성에 맞는 AI 활용 가능 과제 유형, 시험 방식, AI 활용 시 표기 기준 및 윤리 가이드라인 등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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