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스마트폰에 푹 빠진 어르신들… 70대 이상 목디스크 50% 급증

  • 동아일보

80대 이상 2.3만 → 4.8만명 2배로
10~50대 젊은층은 목디스크 감소세
고령화 감안해도 노년층 유병률 높아
“바른 자세와 걷기 운동으로 예방을”

“할머니가 목 통증 때문에 힘들어하시면서도 계속 유튜브로 노래 영상을 보세요.”

서울 마포구에 사는 양은지 씨(32)는 지난주 설 연휴에 할머니 댁을 방문했다가 스마트폰을 쓰는 할머니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올해 89세인 양 씨의 할머니는 최근 목 디스크 치료를 위해 주기적으로 동네 의원에서 물리치료를 받고 있다. 양 씨는 “평소엔 대화 상대도 없으니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더 많을 것 같아 걱정”이라고 했다.

고령층의 스마트폰 사용이 늘어나면서 70대 이상 목 디스크 환자가 8년 새 50%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80대 이상 연령대에선 환자 수가 2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고개를 숙이고 장시간 유튜브를 보는 등 나쁜 자세가 노년의 목 건강을 위협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80대 이상서 목 디스크 환자 8년 새 2배로


18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16∼2024년 목 디스크 환자 수 추이’에 따르면 전체 목 디스크 환자 수는 2016년 90만3829명에서 2024년 96만4730명으로 6.7% 증가했다. 지난해엔 상반기(1∼6월)에만 55만3381명이 목 디스크 진료를 받은 점을 고려하면 연간 100만 명을 넘었을 가능성이 높다.

목 디스크의 정확한 진단명은 ‘경추 추간판 탈출증’이다. 목뼈 사이에 있는 디스크가 약해져 탄력을 잃고 빠져나오면서 주위 신경을 자극해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나쁜 자세로 인해 외부 자극이 오랜 시간 지속되거나 나이가 들면 발생하기 쉽다. 목 디스크가 있다면 목 외에도 어깨나 팔이 저리기도 하고, 편두통이나 마비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최근에는 고령 목 디스크 환자가 급증하는 추세다. 70대 이상 목 디스크 환자는 2016년 12만493명에서 2024년 18만1144명으로 50.3% 늘었고, 80대 이상은 같은 기간 2만3591명에서 2024년 4만8921명으로 2.1배로 급증했다. 반면 10·20대 환자는 6.8%, 30·40대는 11.6% 감소했다. 50대도 11% 감소했다.

고령 인구 증가 추세를 고려하더라도 70대 이상 노년층의 목 디스크 환자 증가율은 다른 연령대에 비해 눈에 띈다. 목 디스크 환자 수가 가장 많은 50대 유병률은 2016년 3.33%에서 2024년 2.82%로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70대 유병률은 3.10%에서 3.27%, 80대 이상은 1.66%에서 2.04%로 크게 늘었다.

● 스마트폰 보급 확대… 목 건강 ‘빨간불’


고령의 목 디스크 환자가 급증한 가장 큰 이유로는 스마트폰 보급 확대가 꼽힌다.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매체 이용 행태 조사에 따르면 70세 이상 고령층의 스마트폰 보유율은 2016년 17.6%에서 2024년 73.0%로 급증했다. 구성욱 강남세브란스병원장(신경외과 교수)은 “과거엔 휴대전화로 잠깐 통화를 하거나 문자만 보냈다면, 지금은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앱)을 사용하면서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크게 늘었다”며 “고개를 숙이고 스마트폰을 보는 자세는 거북목을 유발하는 등 경추 건강에 굉장히 안 좋다”고 설명했다.

질병 없이 건강하게 사는 기간인 ‘건강 수명’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도 고령층의 목 디스크 진단이 늘어난 배경이다. 과거에는 목 통증을 단순한 노화 과정으로 여기고 참았다면, 최근에는 적극적으로 검진을 받고 치료하려는 고령층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고령층에서 목 디스크를 예방하기 위해선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스트레칭과 걷기 운동도 도움이 된다. 또 팔과 어깨가 저리거나 얼굴 등에 마비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가까운 의료기관에 방문할 것을 권했다. 박종범 의정부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을 이용할 경우 목을 앞으로 숙이게 되는데, 화면 위치를 높이고 목 뒤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해 주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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