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 미만 아동들의 소셜미디어(SNS) 이용을 금지하는 법안 시행을 앞두고 호주 시드니의 11살 아동들이 모여 앉아 SNS를 하고 있다. AP 뉴시스
호주가 세계 최초로 16세 미만 청소년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용을 금지한 데 이어 10개국 이상이 SNS 연령 제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 청소년들도 절반 이상이 “SNS 이용 규제가 필요하다”며 이 같은 움직임에 공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청소년에 대한 SNS 이용 제한 논의가 가장 활발한 곳은 유럽이다. 8일(현지 시간) 안드레이 바비시 체코 총리는 “15세 미만 청소년의 SNS 이용 금지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프랑스는 올 9월부터 15세 미만 청소년에 대한 SNS 사용을 금지하고, 영국과 스페인도 16세 미만 청소년의 SNS 접속 제한을 추진하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말레이시아가 1월부터 16세 미만 청소년의 SNS 사용을 금지했다. 중국은 중국판 틱톡인 ‘더우인’에 대한 14세 미만 청소년의 이용 시간을 하루 40분으로 제한했다. 호주는 지난해 12월부터 부모 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16세 미만 청소년의 SNS 계정 개설과 접속을 전면 금지한 것은 물론이고, 위반 책임을 플랫폼 기업에 물어 최대 4950만 호주달러(약 485억 원)의 벌금을 부과한다.
이재명 정부도 아동·청소년의 SNS 과의존 예방을 국정과제로 내걸고 규제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최근 이와 관련한 간담회를 열고 여론 수렴에 나섰다.
동아일보가 한국청소년재단, 공공의창과 함께 15∼24세 청소년 7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는 55.6%가 ‘10대 SNS 이용 규제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은 22.3%에 그쳤다. 규제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청소년들도 통제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는 것이다. 이해국 의정부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아이들이 SNS에 중독되는 이유는 알고리즘 기반의 맞춤형 콘텐츠, 무한 스크롤 등 중독성 있는 행위가 무한정 제공되기 때문”이라며 “최소한의 규제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다만 글로벌 사회의 강경 기조와 달리 국내에선 기본권 침해와 관련 산업 위축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김종철 방미통위 위원장은 간담회에서 “일방적 규제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며 “무조건 SNS 사용을 차단하는 것보다 사용 시간을 줄이도록 제도 개선을 해 나가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SNS 규제에 신중한 것은 ‘게임 셧다운제’의 실패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는 2011년 16세 미만 청소년의 심야 시간 게임 이용을 금지하는 셧다운제를 도입했다가 실효성 논란 끝에 10년 만에 폐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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