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닥터헬기 가장 빨리, 자주 떴다

  • 동아일보

출동-이륙까지 4.7분… 전국 최단
누적 출동 수 3777회로 가장 많아
환자 정보-상황 공유로 신속 이송
인공호흡기 등 갖추고 수술도 가능… 산악 지형-의료 접근성 한계 보완

4일 경북 안동시 수상동 안동병원 옥상 헬리패드에서 닥터헬기 항공의료팀이 응급 환자를 옮기고 있다. 안동병원 제공
4일 경북 안동시 수상동 안동병원 옥상 헬리패드에서 닥터헬기 항공의료팀이 응급 환자를 옮기고 있다. 안동병원 제공
지난해 12월 2일 오전 경북 울진 신한울 3·4호기 건설 현장에서 작업 중이던 현대건설 근로자 A 씨가 갑작스러운 흉통과 어지러움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심혈관 응급질환이 의심되는 증상으로, 분초를 다투는 상황이었다.

현장 안전팀의 1차 조치 이후 A 씨는 지역 거점 의료기관인 울진의료원으로 이송됐다. 의료진은 환자의 상태가 위중하다고 판단하고 즉시 안동병원 경북 닥터헬기 출동을 요청했다. 최종 치료가 가능한 상급 의료기관까지 육로로는 90분 이상 걸리는 지리적 한계를 고려할 때, 하늘길이 가장 현실적인 선택이었다.

안동병원 항공의료팀은 곧바로 이륙 준비에 들어갔다. 닥터헬기는 의학적 시급성과 기상, 안전 등 운항 기준에 따라 운용된다. 울진의료원의 요청을 접수한 뒤 운항 기준과 의료적 판단에 따라 출동이 결정됐다.

닥터헬기는 산악 지형을 넘어 약 25분 만에 울진 헬기 인계점에 도착했다. 지상 이동보다 1시간 이상을 단축한 셈이다. A 씨는 헬기에 탑승한 응급의학과 전문의 등 항공의료팀의 처치를 받으며 안동병원으로 향했다.

닥터헬기는 도착 즉시 권역응급의료센터를 중심으로 외상 및 심뇌혈관질환 진료 체계와 연계된다. 헬기 이송 단계부터 중증 응급환자에 대한 즉각적인 대응이 시작되는 구조다.

닥터헬기가 병원 옥상 헬리패드에 착륙하자 곧바로 환자 치료 시스템이 가동됐다. 권역응급의료센터 대응 체계에 따라 A 씨는 흉통 환자 진료에 특화된 심뇌혈관질환 의료진에게 인계됐다. 이는 다양한 중증 환자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협진 체계가 구축돼 있었기에 가능했다.

안동병원과 현대건설이 지난해 5월 체결한 ‘응급의료지원 업무협약(MOU)’은 이 과정에서 ‘소통의 윤활유’ 역할을 했다. 닥터헬기 출동은 공공 영역의 역할이지만, MOU를 통해 사전에 구축된 연락 체계 덕분에 환자 정보와 현장 상황이 신속히 공유됐다. 헬기 도착 직후 인계와 초기 평가, 진료 준비가 지체되지 않도록 한 것이다.

강신홍 안동병원 이사장은 “신속한 이송과 권역 센터의 집중 치료 덕분에 A 씨는 위기를 넘기고 건강하게 퇴원했다. 닥터헬기는 중증 환자를 최종 치료 체계로 연결하는 중요한 매개체”라며 “앞으로도 골든타임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안동병원 닥터헬기는 인공호흡기를 비롯해 초음파기, 심근경색 진단기, 환자 활력 측정 모니터 등 응급 장비 30여 종을 갖추고 있다. 기관 절개술과 흉관 삽관술 등 수술도 가능해 ‘하늘을 나는 응급실’로 불린다. 경북권역별 응급의료센터인 안동병원을 중심으로 반경 100km 내 지역(울릉군 제외)에서 이용할 수 있다. 2013년 7월 운항을 시작한 이후 최근까지 누적 출동은 3777회로, 전국 8대 운용기관 가운데 가장 많다.

2024년 응급의료전용헬기 중앙 연보에 따르면 안동병원 닥터헬기는 연간 출동 315건을 기록했다. 출동 결정부터 이륙까지 평균 소요 시간은 4.7분으로, 8대 운용기관 가운데 가장 짧은 수준이다.

질환 유형은 지역별로 차이를 보인다. 2024년 경기 지역은 출동이 중증 외상 중심(406건)인 반면, 경북은 중증 외상(48건)뿐 아니라 뇌출혈(23건), 뇌경색(36건), 심근경색(26건), 심장정지(17건), 기타(165건) 등으로 다양하다. 산악 지형과 의료 접근성 한계를 보완하는 ‘복합 응급 수요’에 대응한 결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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