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조 지원책’에 대구-경북 통합 재시동

  • 동아일보

정부 ‘재정 지원’ 카드에 급물살… 도의회-북부권 주민 설득은 과제
지방선거 주자들 온도차 보여
통합 단체장 선출 시점 두고
‘6월 추진’ ‘신중’ ‘선거 후’ 갈려

20일 경북 안동시 경북도청에서 열린 대구·경북 행정통합 추진협의 회의에서 이철우 경북도지사(왼쪽에서 여섯 번째)와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 행정부시장(왼쪽에서 다섯 번째) 등 참석자들이 통합 의지를 다지는 뜻으로 손을 맞잡고 있다. 경북도 제공
20일 경북 안동시 경북도청에서 열린 대구·경북 행정통합 추진협의 회의에서 이철우 경북도지사(왼쪽에서 여섯 번째)와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 행정부시장(왼쪽에서 다섯 번째) 등 참석자들이 통합 의지를 다지는 뜻으로 손을 맞잡고 있다. 경북도 제공
대구·경북 통합 논의의 불씨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최근 정부가 4년간 최대 20조 원의 재정 지원을 골자로 한 ‘행정통합 인센티브’를 발표한 이후 한때 멈췄던 대구시와 경북도의 협의 속도가 빨라졌다. 6·3 지방선거에서 통합 단체장을 선출하는 것과 다음 달 국회에 특별법을 제출해 통과시키는 것이 관건이다. 당초 시도 통합 추진 과정에서 부딪혔던 경북 북부권의 반대와 경북도의회 동의 절차 문제를 조속히 해결해야 이후 절차 일정도 앞당길 수 있다.

● 대구시·경북도 통합 공식화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과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20일 안동 경북도청에서 만나 대구·경북 통합 추진의 향후 방향과 절차, 쟁점 해결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그동안 정치적 상황에 막혀 난항을 겪던 논의가 실제 실행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공식화 선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앞서 최대 걸림돌로 지적됐던 경북도의회 동의 문제와 반대 여론이 형성된 경북 북부권 주민 설득 방안이 핵심 의제로 떠올랐다. 통합 이후 권역별 발전 방안과 통합 지방자치단체의 조직 운영, 청사 활용 등 구체적인 청사진도 논의했다. 이를 전담할 시도 부서 태스크포스(TF)도 가동하는 등 실무 논의 창구를 재가동하기로 했다.

이 도지사는 “이날 만남을 통해 통합 절차를 함께 추진하자는 경북도의 입장을 대구시에 전달했다”며 “도의회 동의를 포함한 공식 절차를 본격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북도는 북부권 균형 발전과 시군 자치권 강화가 통합 논의의 전제 조건이라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논의 과정에서 이 원칙이 반드시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대구시는 통합 논의의 성과를 위해서는 경북도의회와 경북 북부권 주민들을 설득할 수 있는 구체적인 로드맵과 신뢰 회복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대구시의회는 2024년 12월 대구시가 제출한 ‘대구·경북 행정통합 동의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경북도의회는 북부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신중론과 반대론이 제기되며 제동이 걸렸다. 안동·예천·영주·울진·영양 등 북부 지역 기초의회는 잇따라 반대 성명과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들 지역은 “통합은 경북의 행정 주권을 대구에 넘기는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냈다. 또 안동 도청 신도시를 중심으로 구축된 행정·산업 기반이 약화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높였다. 경북 북부권 주민들은 재정 권한이 대구에 집중되면서 다른 지역이 소외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김 시장 권한대행은 “현재 가장 큰 과제는 경북도의회 동의”라며 “이번 회동을 계기로 조속한 시일 내 경북도의회가 대구·경북의 미래 100년을 위해 과감한 결단을 내려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 지방선거 최대 이슈로 부상

대구·경북 통합은 6월 지방선거의 지형을 뒤흔드는 최대 이슈로 부상했다. 통합지자체를 이끌 특별시장 선출 시점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 선거 주자들은 이른바 ‘즉시 추진파’와 ‘신중파’, ‘선거 후 논의파’ 등 세 갈래로 나뉘었다.

먼저 경북도지사 출마 예정자인 이철우 현 도지사를 비롯해 국민의힘 이만희(영천·청도) 의원과 대구시장 출마 예정자인 국민의힘 주호영(대구 수성갑)·윤재옥(대구 달서을)·유영하(대구 달서갑) 의원 등은 “지금이 적기”라는 입장이다. 이들은 지방 소멸 위기 속에서 정부가 제시한 파격적인 재정 지원을 선점하기 위해 이번 지방선거에서 통합특별시장 선출을 목표로 행정 통합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국민의힘 대구시장 출마 예정자인 추경호(대구 달성) 의원과 최은석(대구 동·군위갑) 의원, 배광식 북구청장, 이태훈 달서구청장, 경북도지사 출마 예정자인 이강덕 포항시장과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등은 신중론을 펴고 있다. 선거까지 4개월가량 남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추진할 경우 시민 공감대를 얻지 못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과 경북도지사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 등은 물리적 한계를 지적하며, 선거 이후 새로 선출된 양 단체장이 정당성을 확보한 뒤 행정 통합을 추진하는 것이 순리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대구·경북 통합#행정통합 인센티브#지방선거#경북도의회 동의#경북 북부권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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