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왼쪽)과 박지원 전 국정원장. 2025.12.26 사진공동취재단
검찰이 1심에서 피고인 전원에게 무죄가 선고된 ‘서해 공무원 피살 은폐 의혹’ 사건과 관련해 항소 시한 마지막 날인 2일 일부 항소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오후 5시 50분경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에 대해 항소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함께 기소됐던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 노은채 전 국정원 비서실장에 대해서는 항소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박 전 원장 등 문재인 정부 당시 핵심 외교·안보 라인 인사들에 대해서는 1심 무죄 판결이 확정됐다.
검찰은 서 전 실장과 김 전 청장에 대해 “월북 여부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자진 월북한 것으로 오인될 수 있는 수사 결과를 발표해 망인과 유족의 명예를 훼손한 부분 등에 대해서는 항소를 제기했다”며 “나머지 부분은 항소의 실익을 고려해 제기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직권남용 혐의는 제외하고 허위공문서 작성·행사와 명예훼손 등 일부 혐의만 항소 대상에 포함됐다.
지난해 12월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서 전 실장 등 피고인 5명 전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수사팀은 이후 유가족이 항소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고 정부의 월북 발표가 허위라는 검찰 기소의 전제 사실에 대해서는 1심 재판부가 판단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항소 필요성을 서울중앙지검 지휘부에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후 이재명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고위 인사들이 항소 포기에 무게를 둔 발언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 대통령은 1심 선고 이후 지난해 12월 30일 국무회의에서 “이상한 논리로 기소해 결국 무죄가 났는데, 없는 사건을 수사해 사람을 감옥에 보내려 시도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했고, 김민석 국무총리도 “검찰은 항소 포기하는 게 당연하다”고 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 역시 이날 검찰의 항소 여부 발표 전 “상당히 의도된 수사라는 건 명백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야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노골적인 항소 포기 외압을 가한 김 총리와 정 장관, 그리고 수사팀의 항소 의지를 묵살한 박철우 중앙지검장에 대한 탄핵과 법적 조치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이런 법무부, 이런 검찰은 존재할 이유가 없다”고 비판했다. 북한군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진 씨의 형 이래진 씨는 페이스북에 “부분항소는 항소포기와 마찬가지다”고 적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