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통일교, 20대 대선 경선때 “해저터널 추진 ‘VIP 라인’ 형성”

  • 동아일보

2021년 10월 관련 행사서 간부 연설
“시군구 150명씩 1만명 표 결집”도
로비의혹 ‘키맨’ 단체 “정치라인 접속”

통일교 측이 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야 내 후보 경선이 한창이던 2021년 10월 숙원 사업인 ‘한일 해저터널’을 성사시키기 위한 로비 조직, 이른바 ‘VIP 라인’을 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동아일보가 확보한 영상에 따르면 통일교 산하 천주평화연합(UPF)은 2021년 10월 13일 경북 경주시의 한 컨벤션홀에서 ‘신통일한국 안착과 한일 해저터널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 시점은 이재명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경선에서 승리한 지 사흘 뒤였고,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을 약 한 달 앞둬 여야 모두 지지층 결집에 집중하던 시기였다.

이 자리에서 통일교 간부 박모 씨는 “한일 해저터널 추진을 위해 정치인 등으로 구성된 VIP 라인을 이미 형성하고 있다”며 “(이를 중심으로) 입법·정책화할 의인을 세워 표를 몰아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씨는 “대통령이나 도지사에게 표를 몰아줄 수 있는 위원회 1만 명을 만들겠다. 72개 시군구당 150명 정도만 모으면 된다”며 구체적인 동원 수치까지 제시했다.

이런 계획은 같은 해와 이듬해 한일터널연구회(현 신한일미래포럼)의 정기총회 보고서에 공식화됐다. 보고서에는 “2022년 대통령 선거 전 정치라인 접속 등 점진적 접근” “대선 캠프에 ‘한일터널 정책제안서’를 보냄”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한일터널연구회는 민간 연구·세미나 단체를 표방하지만 사실상 통일교 외곽 조직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전재수 의원에 대한 청탁 의혹의 핵심 당사자로 지목된 박모 UPF 부산지부장 등도 이사로 등재돼 있다.

통일교 측은 “헌법이 보장하는 종교의 자유와 법질서 안에서 활동해 왔고,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구체적으로 언급하기 어렵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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