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종근, “尹. ‘문짝 부수고서라도 의원들 끄집어내라’ 지시”
4개월 만 출석 尹 “특전사 요원들 폭행당해” 직접 증인 신문하기도
윤석열 전 대통령이 26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재판에 출석해 자리하고 있다. 2025.9.26/뉴스1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재판에서 비상계엄 당시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국회 문짝을 부수고서라도 안으로 들어가서 의원들을 다 끄집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4개월 만에 법정에 모습을 드러낸 윤 전 대통령은 곽 전 사령관에게 “국회 확보는 질서 유지를 위해 들어간 것 아니냐”고 직접 묻기도 했다. 이에 곽 전 사령관은 “질서 유지는 수긍할 수 없다”고 답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30일 내란 우두머리 등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의 공판기일을 열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7월 재구속된 이후 약 4개월 만에 법정에 나와 증인으로 출석한 곽 전 사령관과 대면했다.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6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 심판 6차 변론기일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제공) 2025.2.6곽 전 사령관은 국회와 헌법재판소의 윤 전 대통령 탄핵 심판에서 계엄 당시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국회에서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취지의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한 인물이다.
이날 공판에서도 곽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4일 오전 0시 31분쯤 윤 전 대통령이 “아직 의결정족수가 채워지지 않은 것 같으니, 국회 문짝으로 부수고서라도 안으로 들어가서 다 끄집어내라”는 취지로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곽 전 사령관은 감정이 격해진 듯 울먹거리기도 했다. 그는 “트라우마 아닌 트라우마 같다. 지금도 TV를 보면 그 생각이 계속 든다”며 “(윤 전 대통령이) 의결정족수를 얘기할 때 YTN 화면으로 국회의사당에 의원들이 모이는 모습을 같이 봤다. 그걸 어떻게 잊느냐”고 말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탑승한 호송차량이 30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도착하고 있다. 이날 윤 전 대통령은 내란우두머리 혐의 재판에 약 넉달 만에 출석했다. 2025.10.30/뉴스1
이날 윤 전 대통령은 곽 전 사령을 직접 신문하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은 곽 전 사령관에게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한테 ’장병들에게 실탄을 개인 휴대 시키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는지’를 묻자, 곽 전 사령관은 “지시를 받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스스로 (지시)했다면 (국회) 확보는 질서 유지를 위해 들어간 거점 확보가 아니냐’고 하자, 곽 전 사령관은 “질서 유지는 수긍할 수 없다”고 맞섰다.
또 윤 전 대통령은 “특전사가 국회 마당에 70여 명 있고, 창문을 깨고 들어간 김현태 전 707특임단장을 비롯한 요원들이 있었는데 다 도망 다닌다”며 “마당에 엄청난 인원들이 요원에 달려들어 총을 뺏으려고 하고 진단서를 끊을 만큼 폭행도 당했다. 그런 상황이 사령관에게 보고는 됐느냐”고 묻기도 했다.
또 곽 전 사령관은 지난해 10월 1일 국군의날 행사 이후 윤 전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육군수도방위사령관 등 5명이 관저에서 저녁 모임을 했다고 증언했다.
“당시 피고인이 계엄이나 비상대권에 대해 발언했느냐”는 특검 측의 질문에 곽 전 사령관은 “직접 계엄이란 용어는 한 적이 없다”면서 “비상대권, 특별한 방법 이런 게 기억에 있다”고 답했다.
특검 측이 “지난해 11월 9일 같은 인원으로 구성된 모임에서 윤 전 대통령이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해결 방법이 없다‘고 말한 적이 있냐”고 묻자, 곽 전 사령관은 “그 말이 분명히 제 기억 속에 있다”고 했다.
’“특별한 방법‘을 비상계엄으로 이해했느냐”는 질문에 곽 전 사령관은 “없다고(아니라고) 하면 거짓일 것 같다”고 했다.
곽 전 사령관은 약 한 달 후인 12월 2일 김 전 장관이 비화폰으로 전화했다고 증언했다.
곽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이 비화폰으로 전화 와서 바로 등장한 게 윤 전 대통령”이라면서 “’준비되면 며칠 뒤에 보자‘고 하셨고, 바꿔줘서 김 전 장관이 ’아니야. 내일 보자‘ 이렇게 이야기했다. 두 마디는 기억한다”고 말했다.
특검 측이 “당시 대화를 비상계엄을 염두에 뒀다고 생각 안 해봤느냐”고 묻자, 곽 전 사령관은 “반신반의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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