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골신경통, ‘찌르는 듯한 통증’…심하면 ‘감각마비’
김장 전 충분한 스트레칭…1시간 마다 간단한 운동
20일 오전 인천 미추홀구 새마을회관에서 열린 2024 사랑의 김장 나누기 행사에서 회원들이 김장을 하고 있다. 이 날 담근 김장 김치 2000포기 500박스는 관내 홀몸 어르신, 한부모가정 등 저소득층에게 전달된다. 2024.11.20. 인천=뉴시스
10월, 11월은 김장철이다. 김장 시 다치기 쉬운 부위는 무릎과 허리다. 한 자리에서 1시간 이상 오래 앉아있거나, 김장재료가 담긴 대야를 들고 나르는 일이 많다 보니 무릎이나 허리 등 골격계 통증이 발생하기 쉽다. 이렇다 보니 ‘김장증후군’이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27일 의료계에 따르면 허리통증의 원인 중 하나인 좌골신경통은 좌골 신경과 관련된 부위인 엉덩이, 종아리, 발 등을 따라 나타나는 통증이다. 허리뼈의 하부와 천골 상부로 시작되는 신경 묶음인 ‘좌골신경’이 압박돼 발생한다.
통증은 좌골신경의 감염, 신경압박, 손상 등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하부 척추의 디스크 탈출로 인해 신경이 자극되면서 나타나기도 한다.
좌골신경통은 허리 아래에서 시작해 엉덩이를 거쳐 허벅지, 다리까지 심하게 쑤시거나 타는 듯한 통증이 특징이다. 침범된 다리에 저린 감각, 무감각, 근력 약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화장실에서 배변 볼 때, 무거운 것을 들 때, 기침 할 때 등 순간적으로 복압이 증가하면 생기기도 한다. 심할 경우 발과 발가락까지 통증이 발생한다. 또 감각마비와 더불어 찌르는 듯한 통증이 나타나게 된다.
좌골신경통은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평생 유병률이 13~40%에 이를 정도로 빈번하게 발생하는 통증 중 하나다. 특히 40~50대의 환자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 외에도 다양한 연령층에서 발생한다.
김장철 때 좌골신경통이 생겼다면 이미 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 중 어느 것이라도 중증으로 접어들었다는 신호일 수 있다. 때문에 전문의를 통해 꾸준한 치료를 받아야 하며 통증을 조절하고 더 심해지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좌골신경통은 원인이 되는 척추 질환을 찾아 치료하는 것이 우선이다.
초기에는 약물 치료, 주사치료 같은 보존적 치료가 먼저 시행되고 차도가 없을 경우 신경성형술 등과 같은 비수술적 치료가 고려된다. 척추 질환은 대부분 비수술적 치료로 호전되며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드물다.
김형석 미래본병원 신경외과 전문의는 “좌골신경은 가장 크고 두꺼운 신경으로 허리나 엉덩이부터 다리까지 연결돼 있다”며 “좌골신경통이 발생하면 감각 지배 부위를 따라 통증이 발생하는데 주로 띠 모양으로 엉덩이나 허벅지 바깥쪽에서 시작해 종아리 바깥쪽과 뒤쪽으로 내려와 찌릿한 통증과 함께 저림 증상을 동반한다”고 말했다.
그는 “치료법으로는 증상에 따라 달라지지만 신경차단술을 통해 통증이 호전될 수 있고 좌골신경이나 신경근의 압박이 있을 경우, 압박하고 있는 디스크 질환이나 척추관 협착증의 증상에 따라 ‘요추부 척추 내시경 감압술’을 실시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요추부 척추 내시경 감압술’은 7㎜의 최소 절개 후, 통증을 유발하는 신경을 초고해상도 내시경과 다이아몬드 드릴을 이용해 근육이나 뼈의 손상없이 척추관을 넓히는 수술로 협착증 환자에게 근본적인 치료법 중 하나다. 치료 시간은 환자에 따라 다르지만 30~40분 정도로 심장질환과 같은 내과적 질환이 있는 환자도 안심하고 치료를 받을 수 있다.
김장증후군을 예방하려면 김장을 하기 전 미리 충분한 스트레칭을 통해 뭉친 근육을 풀어주는 게 좋다. 또 적어도 1시간에 한 번씩 일어나 5분 동안 허리를 뒤로 젖히고 목을 돌리는 등의 간단한 체조만으로도 피로를 최소화시킬 수 있다. 장시간 같은 자세로 인해 허리에 가는 충격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무거운 짐은 두 사람이 함께 나눠 들어야 허리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혼자 무거운 것을 드는 것보다 최소 2명 이상 무거운 것을 들면 허리 부담을 최대 80%까지 줄일 수 있다.
바닥보다는 식탁에 앉아서 허리를 곧게 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바닥에 앉아서 일할 때는 등받이가 있는 의자를 이용하거나, 되도록 등을 벽에 붙여 바로 펴고 앉은 뒤 허리가 굽어지지 않도록 한다.
특히 50대 이후 주부들은 찬 기운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두꺼운 외투보다는 얇은 옷을 여러겹 입으면 찬바람이 허리에 들어오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실외에서 김장을 담그는 경우라면 모자, 목도리 등을 착용하는 것도 좋다.
김형석 전문의는 “김장 후 요통은 요추염좌와 같은 급성 디스크의 신호일 수 있어 무리한 움직임은 금물”이라며 “허리가 뻐근하다고 스트레칭이나 요가 등의 운동을 억지로 하게 되면 오히려 허리에 더 큰 부담을 줄 수 있는만큼 휴식과 함께 찜질을 하며 뭉친 근육을 부드럽게 풀어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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