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쓰고 ‘휠체어 출석’ 서희건설 회장, 건강 이유로 7시간만에 귀가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9월 2일 19시 01분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이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 하고 있다. 2025.09.02. 뉴시스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이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 하고 있다. 2025.09.02. 뉴시스
김건희 여사에게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억대 금품을 건네고 사위 인사 청탁을 한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이 휠체어를 타고 특검 조사를 받으러 나왔다. 법조계 안팎에선 “불리할 때면 환자복을 입은 채 휠체어를 타고 법정이나 검찰에 나오던 재벌 총수들의 모습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2일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은 2022년 대선 직후 김 여사에게 6000만 원대 반클리프아펠 목걸이 등 억대 장신구 3종을 건넸다는 내용의 8페이지 분량의 자수서를 제출한 이 회장을 오전 10시부터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 회장은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낀 채 휠체어를 타고 특검 사무실로 들어가며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도 하지 않았다. 같은 날 오후 2시엔 이 회장의 사위 박성근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도 참고인 신분으로 특검에 나와 조사를 받았다.

이 회장은 지난달 11일 한 대학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특검은 이 회장이 진술하지 못할 정도의 건강 상태는 아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사위인 박 전 실장의 인사 청탁을 위해 금품을 건넸다는 자수서 내용과 동일하게 특검 조사에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조사 도중 이 회장이 혈압 등 건강 문제를 호소해 오후 5시경 조사를 마쳤고, 이 회장은 조서 열람 없이 돌아갔다. 특검은 추가 조사 일정을 조율하기로 했다.

특검은 이 회장에게 뇌물죄와 알선수재죄 중 어떤 혐의를 적용할지 검토하고 있다. 김 여사가 공무원 신분이 아니어서 뇌물죄를 적용하려면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공모 입증이 필요하지만, 특검은 이 회장이 윤 전 대통령 취임을 축하하며 금품을 건넨 만큼 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뇌물죄는 공여자까지 처벌하지만 알선수재죄는 금품을 받은 측만 처벌 대상이다.
#서희건설#이봉관#반클리프 목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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