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여름 대거 출몰해 시민들을 놀라게 하는 ‘동양하루살이(팅커벨)’와 ‘붉은등우단털파리(러브버그)‘에 대해 서울시가 화학적 퇴치 대신 생태 친화적 대응을 선택했다. 이들 곤충은 보기엔 해충처럼 보이지만, 생태계에 기여하는 ‘익충’이라는 이유에서다.
서울시는 22일 ‘살충제는 잠시 멈추고, 자연을 지켜주세요’라는 주제로 홍보 영상을 제작해 배포한다고 밝혔다. 영상은 5~6월부터 지하철 등 영상 매체를 통해 송출된다. 곤충 출몰의 생태적 이유와 시민 대처법, 익충의 역할 등을 알기 쉽게 담을 계획이다.
팅커벨과 러브버그는 실제로 해를 끼치지 않는 곤충이다. 하지만 도심에 개체 수가 급격히 늘면서 민원이 폭증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러브버그 관련 민원은 2022년 4418건에서 지난해 9296건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차량 유리에 수백 마리가 달라붙어 시야를 방해하거나, 사체가 차체를 부식시켜 사고 위험을 높이기도 한다.
이 같은 불편에도 서울시는 살충제 살포 같은 강한 대응 대신 ‘공존’ 메시지를 내세웠다. 그 배경에는 ‘익충도 함부로 없애선 안 된다’는 생태계 우려가 있다.
환경 전문가들은 해당 곤충들을 무분별하게 방제할 경우 생태계 균형이 무너지고, 오히려 또 다른 해충의 대량 출몰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서울시는 올해부터 화학적 살충제 대신 물리적이고 친환경적인 방식의 대응을 추진할 방침이다. 물뿌리기, 토양 뒤집기, 유인살충기(포충기) 활용 등 생태계에 영향을 덜 주는 방식이 권고된다. 각 자치구에는 주거지·상업지 등 출몰 지역을 중심으로 친환경 방제 지침도 전달된 상태다.
홍보 영상에는 시민 행동 수칙도 포함된다. 서울시는 조명 밝기 줄이기, 끈끈이 패드 설치, 방충망 점검, 외출 시 어두운 옷 착용 등을 권장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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