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개혁 추진과 비상진료체계 유지로 건강보험 재정이 악화되는 가운데 향후 건강보험료율 부담이 2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국민연금 개혁으로 미래 세대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의료비 지출에서도 미래 세대 부담도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고려대 예방의학교실 연구팀이 대한의학회지(JKMS)에 게시한 ‘의료 수요와 의사 공급을 기반으로 한 향후 의료비 지출 전망’에 따르면 의대 정원이 그대로일 때 건강보험료율이 7.09%에서 2060년 14.39%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논문에서 연구진들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의료비 지출이 2024년 9.7%에서 2060년 약 20%로 증가할 것으로도 예측했다. 노인 진료비와 만성질환 치료에 따른 비용이 늘어나면서 보험료율이 오를 것이라는 설명이다.
연구진들은 의대 정원을 늘려도 건강보험료율 증가 추세는 유사할 것으로 봤다. 연구팀은 “(의사) 1509명을 추가로 배출해 총 4567명의 의사가 매년 배출되는 걸 가정했을 때 보험 재정 안정성은 다소 개선되나 전반적인 건강보험 재정 지출 증가세를 구조적으로 뒤집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재훈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미래 세대는 자신을 제외하고 약 2.5명의 의료비를 부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건강보험료율의 법정 상한선은 8%다. 월 363만 원(2023년 기준 근로자 월 평균 소득)을 버는 직장인은 매달 건강보험료로 약 25만7000원을 납부한다. 이중 근로자와 사용자가 보험료를 절반씩 부담해 개인은 매월 약 12만8500원을 내야 한다. 만약 향후 건강보험료율이 14.39%로 인상된다면 총 52만2000원, 개인은 약 26만1000원을 매달 내게 된다. 연금개혁으로 보험료율이 오른 상황에서 건강보험료까지 인상된다면, 미래 세대의 부담이 더욱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의료개혁 등으로 건강보험 재정 부담은 점차 커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국회예산정책처가 발간한 ‘의료개혁과 비상진료대책을 반영한 건강보험 재정전망’에 따르면 정부의 의료개혁과 비상진료체계에 건강보험 재정을 투입되면 올해 건강보험 재정이 적자로 전환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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