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2세 여아 장기간 방치, 20대 부모 체포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2월 15일 01시 40분


어린이집 원장 “아이 연락 안돼” 신고
서천 다가구 집 베란다서 시신 발견
父, 지적장애… 기초생활수급 가정

뉴스1
두 살 여아를 숨진 상태로 장기간 방치한 부모가 경찰에 붙잡혔다. 아이는 어린이집 퇴소 후 7개월가량 소재 확인이 되지 않았고, 어린이집 원장의 신고로 뒤늦게 발견됐다. 경찰은 이 가족이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는지도 수사 중이다.

충남 서천경찰서는 20대 부모를 사체유기 혐의로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13일 오후 8시 5분경 충남 서천군 서천읍 사곡리의 한 다가구주택 집 베란다에서 숨져 있는 2세 여아가 발견됐다. 시신은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부패해 있었다고 한다. 경찰은 현장에서 20대 부모를 긴급 체포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시신을 부검하기로 했다. 부모에 대해선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경찰은 13일 오후 “아이가 연락이 되지 않고 소재 파악이 안 된다”는 서천군의 신고를 받고 수색에 나섰다. 군청에 신고한 사람은 아이가 다니던 어린이집 원장이었다. 지난해 7월 어린이집 퇴소 후 소재가 불분명했고, 다른 어린이집에도 다니지 않고 있다는 점을 최근 확인해 군청에 신고한 것이다.

경찰 조사 결과 아버지는 지적장애(2급)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어머니는 직장을 다니지 않았고, 부부는 기초생활수급자로 생계급여와 장애인연금 등으로 생활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부부의 100일 된 둘째 아이는 현재 한 병원에 입원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서천군은 부부가 아이를 장기간 방치해둔 이유를 조사하면서 복지 혜택을 제대로 못 받았는지 등도 파악 중이다. 이상우 목원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최근 지자체가 복지 사각지대 가구 발굴에 나서고는 있지만 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고립된 이들을 모두 찾아내는 건 한계가 있는 실정”이라며 “숨어 있는 위기 가구들을 더욱 촘촘히 찾아낼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천경찰서#아이#방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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