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8차 변론기일에서는 12·3 비상계엄 선포 직전 경찰의 수장들이 어떤 상황에 놓였는지에 대한 증언도 이어졌다.
윤 대통령은 “(김용현 전) 국방장관이 국회 외곽 경비를 경찰에 직접 부탁하는게 맞겠다고 해서 두 분(조지호 전 경찰청장과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이 (안가에) 왔다”고 밝혔다.
이날 김 전 청장에 대한 증인 신문에서 국회 측 대리인단은 지난해 12월 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안가에서 김 전 장관으로부터 받은 문건 관련 질문을 이어갔다. 김 전 청장은 “‘2200 국회’라고 적힌 문구를 기억한다”고 밝혔다.
그는 비상계엄 선포 직전 조지호 전 청장과 함께 윤 대통령 호출로 안가에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김 전 장관은 조 전 청장과 김 전 청장에게 A4용지 1장씩을 각각 전달했다.
국회 측 대리인단은 A4용지에 적힌 ‘2200 국회’에 대해 “경찰이 22시까지 국회로 출동하라는 의미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김 전 청장은 “(해당 문건을 주면서) 경찰에 대한 구체적인 말은 없었다. 지금 봐서는 계엄군 출동 장소로 인식이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A4용지에 적힌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그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답했다. 다만 언론 보도 이후 일부분에 대한 기억이 났고 “시간, 장소가 몇 곳 적혀있었다”고 덧붙였다. 국회 측이 ‘민주당사, 여론조사 꽃 등이었냐’고 묻자 김 전 청장은 “언론보도를 보고 MBC 등이 기억이 났다”고 말했다. “국회의장 공관이나 선거관리위원회가 있었나”라는 질문에는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리는 탄핵심판 8차 변론에 출석해 있다. 2025.2.13 뉴스1
당시 안가에서 윤 대통령과 나눈 대화에 대해 김 전 청장은 “구체적으로 기억나지 않는다. 주로 비상계엄 사유에 대해 말한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오늘 밤 계엄을 한다고 말했냐”는 질문에는 “22시로”라고 짧게 말했다.
안가에서 대통령이 ‘개인사’를 언급했냐는 질문에는 “이 자리에서 답변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 특검과도 전혀 관련이 없다. 대통령의 지극히 개인적인 부분이라고 느꼈다”고 주장했다. ‘언론사 단전·단수’와 관련된 내용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기억에 없다”고 했다.
김 전 청장에 대한 증인 신문이 끝나고 발언권을 얻은 윤 대통령은 직접 당시 상황에 대한 설명에 나섰다. 윤 대통령은 “계엄 당일 저녁 7시에 국방장관이 제게 찾아와서 국회 경외에 배치하는 군 숫자 적다보니 외각 경비를 위해 경찰 지원 요청을 하는게 맞겠다했다”며 “제가 그냥 전화를 해서 (두 전 청장을) 국방장관하고 만나게 해 주려다가 이게 관할 장관 아니기 때문에 소개하는 뜻에서 삼청동에서 만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안가 상황 관련해서는 “제 기억엔 종이를 놓고 (김 전) 장관이 우리 두 분 경찰청장하고 서울청장에게 국회 외곽 어느 쪽에 경찰 병력 배치하는게 좋겠다해서 그림 그리고 하는 걸 제가 봤다”고 밝혔다. 이어 “숫자 얼만진 모르겠지만 어떤 시간 되기 전에 너무 가까이 있지 말고 외곽에 배치하는게 좋겠다해서 그림 그리는걸 제가 봤다”고 했다.
이어 “지금 (김 전) 서울청장은 사실 이렇게 영어의 몸이 될 게 아니라 그 상황 맡은 임무를 충실히 해서 칭찬받을 사람이란 걸 양측 신문 과정 통해 느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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