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층 판사실 문 부수고 침입 시위대 긴급체포… CCTV로 추가 추적”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월 23일 03시 00분


‘법원 폭력 난입’ 56명 무더기 구속
90명 현행범 체포, 3명 추가 검거
폭력선동 유튜버 등 추적, 구속 늘듯
법관대표회의 “헌법 훼손 용인 안돼”

뉴스1
법원이 서울서부지법 난입 관련자 56명에 대해 한꺼번에 구속영장을 발부한 것을 두고 사법부가 이번 사태를 그만큼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법조계는 “민주주의와 법치의 근간인 사법 시스템을 위협한 사건”이라며 재발을 막을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불법 시위를 조장 및 선동한 의혹을 받는 유튜버들을 포함한 추가 불법 행위자를 추적 중이다. 추후 검거 및 구속 인원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 “도주와 증거 인멸 우려”

22일 구속된 시위대 56명 중 39명에게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주거침입) 혐의가 적용됐다. 여럿이 모여 법원을 불법으로 침입한 데 따른 것이다. 그 외에는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를 받는 12명과 공용건물손상, 공용건물손상미수, 특수폭행, 건조물 침입,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각 1명이 구속됐다. 난입 당시 경찰을 때리거나 법원 창문 등을 부순 시위 참가자들이다.

앞서 검찰은 서부지법에 난입한 혐의로 체포된 46명 전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이 중 2명에 대해 “도주와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이 중 한 명은 미성년자인 것으로 파악됐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단일 사건으로 가장 많은 인원이 구속된 건 1986년 건국대 농성 사건이다. 당시 1265명이 구속됐다.

서부지법 난입 사태와 관련해 90명을 현행범으로 체포한 경찰은 19, 20일 추가로 관련자 3명을 검거했다. 그중 서부지법 7층 판사실 출입문을 부수고 침입한 시위 참가자 1명은 긴급체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 참가자는 사랑제일교회의 ‘특임 전도사’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교회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전광훈 목사가 설립한 곳이다. 교회 측은 본보에 “교회에서 직책을 맡거나 사례비를 받은 공식적인 전도사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나머지 2명은 경찰에 자수해 불구속 수사가 진행 중이다. 경찰은 “자수했어도 혐의에 따라 구속영장을 신청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호영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2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긴급현안질의에서 “100여 명이 법원 경내로 진입했다”고 밝힌 바 있다.

● 경찰, 7층 판사실 공격한 시위대 추적

특히 경찰은 판사 집무 공간인 7층에 난입한 뒤 영장전담판사의 방을 뒤진 시위대를 집중적으로 쫓고 있다. 이들이 사전에 판사의 집무실 위치 등을 파악하고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통해 난입 당일 7층에 들어온 시위대의 규모를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판사실에 난입했던 피의자를 가장 중한 피의자로 보고 있다”고 했다.

난입 전날(18일) 단순히 법원 담장을 넘어간 것에 그친 22명 중 21명에 대해선 불구속 수사가 진행 중이다. 경찰은 이들이 사람을 해하거나 기물을 파손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구속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하고 석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중 4명은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강남경찰서장에게 전화로 선처를 부탁한 이들이다.

경찰은 피의자들의 유튜브 시청 기록, 커뮤니티 사이트 접속 기록 등도 들여다보고 있다고 한다. 폭력 사태의 배후로 유튜버 등이 지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에 게시된 각종 범죄 예고 및 테러 글 작성자도 추적 중이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관련 글 55건을 수사 중이고 이 중 누리꾼 3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 법관대표회의 “법원 공격, 헌법질서 근간 훼손”

서부지법은 이번 영장심사를 전담판사가 아닌 홍다선, 강영기 판사가 담당하게 했다. 피해자인 영장전담판사가 심사할 경우 공정성 우려가 제기될 가능성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판사 대표 회의체인 전국법관대표회의는 22일 입장문을 통해 “재판을 이유로 법원을 집단적, 폭력적으로 공격하는 것은 사법부의 기능을 침해하고 헌법 질서의 근간을 훼손하는 행위로 결코 용인될 수 없다”며 “전국 법관들은 어떤 위협에도 흔들림 없이 공정한 재판을 함으로써 헌법과 법률에 의해 부여받은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서부지법 난입#법원#폭력선동 유튜버#무더기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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