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에 ‘버스 60대 차벽’…尹지지자들 “대통령 안보여” 발동동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월 21일 19시 55분


21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의 호송 차량이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로 향하는 가운데 지지자들이 응원을 하고 있다. 윤 대통령의 호송 차량은 그대로 헌재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갔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21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의 호송 차량이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로 향하는 가운데 지지자들이 응원을 하고 있다. 윤 대통령의 호송 차량은 그대로 헌재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갔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 처음 출석한 21일 서울 종로구 헌재 주변은 몰려든 시위대로 긴장이 고조됐다. 지하철 3호선 안국역 주변에서는 대통령 지지자들과 반대자들이 고성을 지르며 말다툼을 벌였다. 앞선 서울서부지법 난입과 같은 상황을 막기 위해 경찰은 60대가 넘는 경찰버스로 차벽을 친 가운데 여성 1명은 경찰을 폭행한 혐의로 체포됐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이날 오전부터 헌재 앞에 모였다. 이들은 ‘절차위반 탄핵소추 헌재는 각하하라’ 등 피켓을 들고 “윤석열”을 외쳤다. 오후 1시 11분경 윤 대통령이 헌재에 도착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지지자들은 환호하며 태극기를 흔들었다. 헌재에서 400여 m 떨어진 곳에서는 자유통일당이 ‘윤 대통령 탄핵 무효 국민대회’를 열었다. 사회자가 “대통령이 헌재에 도착했다. 들릴 만큼 크게 소리를 질러 보자”고 하자 지지자 5000명(경찰 비공식 추산)은 “탄핵 무효” 등 구호를 외쳤다.

안국역 4번 출구 앞에서는 윤 대통령 지지자들과 반대자들 간 감정이 격해지며 말다툼이 벌어졌다. 진보 성향 유튜버 등이 “윤석열 감방갔대요” 등을 외치자, 이를 들은 대통령 지지자들이 “이재명 사형”이라고 맞받아쳤다. 안국역 2, 3번 출구 주변에는 오후 3시 기준 200여 명(경찰 비공식 추산)이 집회 신고를 하지 않은 채 모여들었다. 경찰이 “해산해 달라”고 했지만, 이들은 자리를 지켰다. 일부는 경찰에 “왜 막냐” “공산당이냐”고 항의했다.

변론이 끝난 뒤 오후 4시 43분경 윤 대통령이 탄 호송차가 헌재를 빠져나오자, 지지자 50여 명은 애국가를 제창하며 “대한민국 만세”를 외쳤다. 한 중년 여성은 “불쌍한 우리 대통령님”이라며 울먹였다. 한 여성은 “빨갱이 판사를 손봐준 게 무슨 죄냐”며 “탄핵을 인용하면 절대 가만히 못있는다. 윤석열을 파면하는 판사들은 그날로 죽음”이라고 소리쳤다.

이날 서울경찰청은 기동대 병력 4000여 명과 경찰버스 190여 대를 동원해 헌재 주변을 통제했다. 서부지법 난입 당시와 달리 이날 배치된 경찰기동대 대원들은 헬멧, 방패, 진압복으로 완전 무장한 상태였다. 일부 대통령 지지자들은 경찰 차벽을 보곤 “자기들이 뭔데 이런 걸 해놓느냐”, “우리 대통령님을 봐야 하는데 차벽에 가려 안 보인다. 이게 말이 되느냐”며 욕설을 퍼부었다. 헌재 인근에서는 경찰을 폭행한 여성이 체포됐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21일 오후 1시 30분경 안국역 인근에서 여성 한 명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현행범 체포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헌법재판소#시위대#윤석열 대통령#경찰 차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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