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 전문의 “尹, 현실 못받아들이고 망상적 사고”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2월 12일 17시 12분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국민 담화를 하고 있다. 2024.12.12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국민 담화를 하고 있다. 2024.12.12 대통령실 제공


정신건강 및 심리 전문가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고 받아들이지 못하는 상황인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또 흥분 상태에서 국민들의 걱정과 불안에 공감하지 못하는 자기중심적 사고를 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이날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가 끝난 후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대면 없이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순 없지만 현실이 아닌 것을 현실로 믿는 망상적 사고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 “권력을 가진 사람 중 자기애가 지나친 나머지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윤 대통령이 지금 그런 상태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도 “현실 검증력이 무너져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충동 제어가 안 되는 상태로 보인다”며 “그 이면에는 공감력 결여와 과도한 자기애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계엄 관련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계엄 당시 상황에 대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2024.12.5 뉴스1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계엄 관련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계엄 당시 상황에 대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2024.12.5 뉴스1


비상계엄을 선포할 당시 윤 대통령이 흥분 상태였다는 건 최측근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도 언급한 바 있다. 이 장관은 비상계엄 사태 직후 오랜 지인에게 “계엄 국무회의 때 윤 대통령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저 정도로 격한 상태면 아무도 못 막는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한 서울 소재 대학 심리학과 교수는 “대국민담화를 보면 죽으면 죽었지 잘못은 인정할 수 없다는 태도가 보인다”며 “김건희 여사 문제부터 시작해 공직자 탄핵 등 갈수록 야권과의 갈등이 누적되면서 정점에 달했는데 이를 심리학 용어로 ‘갈등의 상승 소용돌이’라고 한다. 여기에 윤 대통령의 독단적 지시적 리더십이 영향을 미치면서 극단적 결정을 내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대선 때 윤석열 캠프에 영입됐던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11일 한 지역 언론 기고에서 윤 대통령이 양극성 정동장애(조울증)를 앓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정말 국회를 마비시키려했다면 비상계엄 선포일로 의원들이 지역구에 내려가는 금요일을 택했을 텐데 화요일을 택한 이유가 궁금해 추정해 본 것”이라며 “12일 대국민 담화로 궁금증은 어느 정도 해소됐지만 (비상계엄이) 적절하지 않았다는 생각에는 전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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