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관문 삑삑 ‘누구세요?’ 묻자 후다닥…범인은 믿었던 배송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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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5월 22일 15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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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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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제품 배송 과정에서 알게 된 현관문 비밀번호를 기억해 혼자 사는 여성 집에 몰래 들어가 음란행위를 한 혐의로 40대 배송기사가 조사받고 있다.

22일 부산 사하경찰서는 주거침입 혐의로 A 씨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12월 중순 부산 사하구에 혼자 살던 20대 여성 B 씨의 집에 몰래 들어가 화장실에서 음란행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어 지난 3월에도 또다시 B 씨의 집에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갔다가 집 안에 있던 B 씨에게 발각돼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YTN에 따르면 직장인인 피해여성 B 씨는 지난해 말 국내 대기업에서 냉장고를 주문했다. 그는 출근으로 집을 비운 사이 배송기사로부터 연락을 받고는 현관 비밀번호를 알려주고 설치를 맡겼다.

그로부터 석 달 뒤, 한 남성이 초인종을 여러 번 누르더니 아무 대답이 없자 비밀번호를 누르고 현관으로 들어오는 충격적인 상황을 마주했다. 안에 주인이 있다는 걸 알게 된 남성은 계단으로 달아났다.

B 씨는 “누구세요? 했는데 아무 말도 없이 바로 문 닫고 계단으로 도망갔다”고 설명했다.

경찰 추적 끝에 붙잡힌 남성은 3개월 전 이 집에 냉장고를 설치했던 배송기사 A 씨였다.

조사결과 A 씨는 발각되기 전에도 이미 이 집에 몰래 들어가 음란 행위를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심한 불안 증세에 시달리게 된 B 씨는 현재 해당 집에서 나와 어머니와 함께 지내고 있다.

A 씨는 지역 업체와 계약을 맺은 상태였는데 사건 이후 업무에서 제외됐다고 배송회사는 설명했다. 냉장고를 판매한 가전업체 측은 물류회사와 함께 피해자 심리 치료를 지원하고, 피해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사람이 없는 집에는 배송을 금지하는 규정도 새로 만들었다.

경찰은 유사한 피해자가 더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배송기사#침입#현관문#비밀번호#음란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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