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 지구 환경 밝혀주길”… 지난주 전 세계가 ‘깜깜’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3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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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자연기금 ‘어스아워’ 캠페인
오후 8시 30분부터 1시간 불끄기
광화문-롯데월드타워 등 참여
소나무 113만 그루 심는 효과

이순신 장군도 ‘어스아워’ 동참 23일 오후 8시 반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의 조명이 꺼진 모습. 소등은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매년 3월 마지막
 주 토요일 1시간 동안 불을 끄는 ‘어스아워(Earth Hour)’ 캠페인 일환으로 진행됐다. 올해는 부활절 때문에 캠페인이 
평소보다 1주일 앞당겨 진행됐다. 세계자연기금(WWF) 제공
이순신 장군도 ‘어스아워’ 동참 23일 오후 8시 반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의 조명이 꺼진 모습. 소등은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매년 3월 마지막 주 토요일 1시간 동안 불을 끄는 ‘어스아워(Earth Hour)’ 캠페인 일환으로 진행됐다. 올해는 부활절 때문에 캠페인이 평소보다 1주일 앞당겨 진행됐다. 세계자연기금(WWF) 제공
23일 오후 8시 반. 광화문 광장과 숭례문, 국회의사당, 롯데월드타워 등 서울 랜드마크와 대형 호텔, 대기업 사옥 등의 조명이 일제히 꺼졌다. 대규모 정전이 발생한 듯한 소등은 1시간 동안 이어졌다. 같은 시간 프랑스 파리 에펠탑과 호주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등 전 세계 유명 건축물에서도 조명이 꺼졌다.

세계자연기금(WWF)이 진행하는 ‘지구를 위한 1시간 불끄기’ 캠페인 ‘어스아워(Earth Hour)가 진행된 것이다. 이 캠페인은 매년 3월 마지막 토요일 오후 8시 반부터 9시 반까지 전 세계가 다 같이 불을 끄고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되새기며 지구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2007년 호주 시드니를 시작으로 현재 190여 개국에서 기업과 공공기관, 가정 등 220만여 곳이 참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캠페인이다. 올해는 부활절 연휴 때문에 한 주 앞당겼다.

국내에서도 상당수 시민이 캠페인에 동참했다.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이가 학교에서 ‘어스아워’를 배웠다며 불을 끄자고 했다. 엄마보다 낫다는 생각이 들어 아이와 함께 불끄고 누워 있다” “올해는 몰라서 못했지만 내년에는 해보겠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국내에서 건물들이 1시간 동안 소등으로 아낀 에너지는 소나무 묘목 약 113만 그루를 심는 효과와 비슷하다고 한다.

일부 환경 운동가들은 ‘어스아워’가 탄소 배출 저감 등 실질적 환경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한다. 기후위기의 책임을 정치인이나 화석연료 기업이 아니라 개인에게 지우려는 취지 아니냐는 의심도 제기된다. 이런 지적에 WWF는 “시민들이 ‘우리는 이만큼 지구의 미래에 관심이 있다’고 보여줄 때 기업과 정치를 움직일 수 있는 힘이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2013년 어스아워 캠페인을 계기로 당시 340만 ha(헥타르) 규모의 해양 지역을 보호하는 법안이 상원에서 통과되기도 했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어스아워#지구를 위한 1시간 불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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