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5시간 지하철에… 러서 원정 온 소매치기단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3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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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인조로 지갑 등 훔쳐… 1심 집유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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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평균 5시간 이상 서울 지하철을 타고 다니면서 소매치기 행각을 벌인 러시아인들에게 법원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7단독 김한철 판사는 특수절도 혐의로 구속 기소된 러시아인 40대 남성 2명과 30대 여성 1명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지난해 11월 관광비자로 입국한 이들은 서울 지역 지하철을 탔다가 내리는 것을 반복하며 승객들의 지갑 등을 몰래 훔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이들은 러시아에서 범행 방법을 치밀하게 모의한 뒤 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1명이 범행 대상을 물색하면 다른 1명은 범행 대상 근처에서 외투를 벗으며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차단했고, 또 다른 1명이 피해자의 가방에서 지갑 등을 꺼내 가는 식으로 역할을 배분했다. 실제 이들은 이런 방식으로 여성 승객 2명에게서 현금과 상품권, 지갑 등 250만 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15일 이내에 범행을 마치고 러시아로 다시 도주할 계획을 세웠지만, 신고를 받고 잠복 수사에 나선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한국 관광을 하기 위해 입국했다”고 진술했지만, 국내에 머문 9일간 총 45시간 동안 지하철을 타는 등 하루 평균 5시간 이상 지하철을 탑승한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사전에 범행을 모의하고 역할 분담을 정한 후 그에 따라 실행한 것으로 그 죄질이 나쁘다”고 밝혔다. 다만 “피해자들과 합의한 점, 범행을 모두 자백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집행유예를 선고한 이유를 설명했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러시아#소매치기#지하철#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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