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더 갔다오겠다”던 주왕산 초등생, 돌아오지 못했다

  • 동아일보

실종 이틀만에 숨진 채 발견돼
주봉과 400m 떨어진 협곡서 찾아
실족한 후 저체온-탈진 사망 추정

12일 오전 경북 청송군 주왕산국립공원에서 경북119산불특수대응단 등 수색 인력이 10일 혼자 산을 오르다 실종된 초등학생 강모 군(12)을 찾기 위한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강 군은 이날 오전 주봉 정상 인근 낭떠러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북소방본부 제공
12일 오전 경북 청송군 주왕산국립공원에서 경북119산불특수대응단 등 수색 인력이 10일 혼자 산을 오르다 실종된 초등학생 강모 군(12)을 찾기 위한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강 군은 이날 오전 주봉 정상 인근 낭떠러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북소방본부 제공
경북 청송군 주왕산국립공원에서 실종됐던 초등학생이 이틀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12일 경찰과 주왕산국립공원사무소 등에 따르면 실종됐던 초등학교 6학년 강모 군(12)이 이날 오전 10시 13분경 산 정상인 주봉(해발 720.6m)에서 400m가량 떨어진 협곡 아래서 발견됐다. 강 군은 10일 낮 12시경 가족과 함께 주왕산 대전사를 찾았다가 ‘혼자 산을 조금만 더 올라갔다 오겠다’며 부모에게 휴대전화를 맡기고 주봉 방향으로 산행을 떠난 뒤 연락이 끊긴 상태였다.

신고를 받은 경찰과 소방 당국은 이틀 동안 대대적인 수색 작업을 벌였다. 12일에는 인력 350여 명과 헬기, 드론, 수색견 등을 투입했지만 악천후로 헬기 운항이 제한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강 군은 주봉에서 칼등고개로 이어지는 정규 탐방로 바깥쪽 험한 산비탈 아래에서 발견됐다. 발견 당시 계곡 아래 누운 상태였고 얼굴 부위 상처 외에는 외부 출혈 흔적이나 심한 훼손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람의 발길이 닿기 힘든 지점에 있어 강 군을 처음 발견한 것도 경찰 수색견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후 2시경부터 주왕산 일대에 비가 내리면서 헬기가 접근하지 못해 시신 수습 작업도 오후 3시 반경이 넘어서야 시작됐다. 구조대원들은 험한 산비탈 아래로 직접 내려가 강 군을 옮겼고, 발견 약 6시간 만인 오후 4시 24분경 수습을 마쳤다.

강 군이 출발한 대전사에서 주봉까지는 성인 걸음을 기준으로 왕복 약 3시간 거리다. 해당 구간은 데크가 설치돼 비교적 안전한 탐방로로 알려져 있다. 경찰은 강 군이 샛길을 잘못 들었다가 실족한 뒤 낮은 기온 속에 장시간 고립되면서 저체온증과 탈진 등으로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강 군 실종 이틀째였던 11일 주왕산에는 비가 내렸고 새벽 기온은 0도 안팎까지 떨어졌다.

김기창 주왕산국립공원사무소 재난안전과장은 “발견 지점은 주봉에서 칼등고개로 이어지는 정규 탐방로에서 한참 벗어난 곳이라 단순 실족해서 닿을 수 없는 곳”이라며 “아이가 어떤 이유로 난간을 넘어 걷다가 발을 헛디딘 게 아닐까 한다”고 추정했다.

한편 주왕산국립공원사무소에 따르면 최초 실종 신고는 산행 약 5시간 뒤인 10일 오후 5시 53분경 접수됐다. 강 군이 헤어질 당시 입고 있던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과 같은 옷차림의 아이가 하산하는 모습을 본 등산객이 사무소에 ‘아이가 내려오는 것을 봤다’고 잘못 전하면서 신고가 늦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확인하기 위해 부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주왕산국립공원#초등학생 실종#산행 사고#저체온증#부검 검토#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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