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유행’ 1주 새 73% 폭증… 코로나도 증가세 ‘트윈데믹’ 우려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1월 3일 19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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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2024절기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이 시작된 9월20일 오전 경기 수원시의 한 소아·청소년과 의원에서 아이가 독감 예방접종을 하고 있다. 2023.9.20. 뉴스1
2023-2024절기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이 시작된 9월20일 오전 경기 수원시의 한 소아·청소년과 의원에서 아이가 독감 예방접종을 하고 있다. 2023.9.20. 뉴스1
인플루엔자(독감) 유행주의보가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동안 소강상태를 보이던 유행 규모가 급증세로 돌아섰다. 특히 아동·청소년은 독감 의심 환자 비율이 유행 기준의 10배 이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와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자 수도 10주 만에 감소세에서 증가세로 돌아섰다. 두 가지 질병이 동시에 유행하는 이른바 ‘트윈데믹’ 우려가 커지고 있다.

1일 오전 대전 동구의 한 소아청소년과 병원 접수처에 사람들이 몰려있다. 2023.11.1 뉴스1
1일 오전 대전 동구의 한 소아청소년과 병원 접수처에 사람들이 몰려있다. 2023.11.1 뉴스1
3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주(10월 22~28일) 병·의원을 찾은 외래 환자 1000명 당 독감 의심 환자의 수, 즉 의사환자분율은 32.6명으로 집계됐다. 직전 주까지만 해도 이 비율이 18.8명이었는데 한 주 새 73% 급증했다. 통상 12월 초를 전후로 독감 의사환자 분율이 30을 넘어서 온 것을 감안하면 예년보다 유행 증가 속도가 1개월가량 빠르다.

독감은 특히 아동과 청소년 사이에서 크게 번지고 있다.

지난주 초등학생 연령대(7~12세)의 독감 의사환자 분율은 인구 1000명 당 86.9명으로 집계됐다. 중고등학생 연령대(13~18세)에서도 67.5명이었다. 올 겨울 독감 유행주의보 발령기준인 6.5명 대비 10배 이상으로 많은 의심 환자가 쏟아지고 있다는 뜻이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이 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연세우리내과의원에서 코로나19 신규백신(화이자 XBB.1.5)과 인플루엔자 백신을 동시접종하고 있다. 2023.11.2.뉴스1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 종식 이후 사회적 거리 두기 등 방역 조치가 해제되고,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 등 국민들의 생활 방역 의식도 느슨해진 것이 때 이른 독감 유행의 주 원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단체생활을 하는 아동·청소년의 유행이 예년에 비해 높으므로, 아동·청소년은 고위험군이 아니더라도 예방접종에 반드시 참여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일상에서 기침예절을 실천할 수 있도록 부모님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동안 잠잠하던 코로나19 유행도 반등세로 돌아섰다.

26일 오후 서울시 중구 서울역희망지원센터에서 의료진이 취약계층 주민들을 대상으로 무료 독감 예방접종을 하고 있다.뉴스1

질병청에 따르면 지난주 주간 신규 코로나19 양성자 수는 8635명으로, 직전 주 7387명 대비 17% 증가했다. 8월 둘째 주 이후 10주간 감소세를 이어 오다 지난주에 반등한 것이다.

질병청은 겨울철 코로나19 유행이 계속될 전망인 만큼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적극 참여해줄 것을 당부했다. 1일 오후 6시 기준 65세 이상 고령자의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은 20.1%로, 지난달 19일 접종사업이 시작된 이후 2주 만에 20%를 넘어섰다. 전년도 같은 시점 5.7% 대비 3.5배로 빠른 속도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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