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유례없이 확산”…표본검사 병원 보니 이비인후과는 단 1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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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2024절기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이 시작된 지난달 20일 오전 경기 수원시의 한 소아·청소년과 의원에서 아이가 독감 예방접종을 하고 있다. 2023.9.20 뉴스1
2023-2024절기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이 시작된 지난달 20일 오전 경기 수원시의 한 소아·청소년과 의원에서 아이가 독감 예방접종을 하고 있다. 2023.9.20 뉴스1
인플루엔자(독감)가 올들어 급격한 확산세를 보이고 있지만 질병관리청이 정한 호흡기 표본감시 대상 이비인후과는 전국에 단 한 곳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호흡기 표본감시제도는 코로나19와 독감을 포함한 제4급 감염병 총 19종에 대해 분석하는 질병청의 대표적인 감염병 자료 수집 및 감시 제도다.

1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백종헌 국민의힘 의원이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독감 환자가 심각한 수준으로 늘고 있음에도 질병청이 표곰감시기관으로 정한 곳은 전체 의원급 의료기관 1만1092개소 중 단 1.8%밖에 되지 않는 196개소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그 중 호흡기 관련 질환자가 많이 찾는 이비인후과는 단 한 곳뿐이었다.

올해 독감 환자는 유례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지난 9월 기준 외래환자 1000명당 의사환자 수는 20.8명까지 도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독감 유행 기준인 6.5명 보다 3.2배 많은 수준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4배를 넘기는 수치다.

이러한 호흡기 감염병을 예방하고 조기 감지 및 대응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표본감시와 호흡기 병원체 감시체계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질병청의 표본감시 참여기관의 수는 참담한 수준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다른 국가와 비교했을 떄도 우리나라의 표본감시 참여기관 수는 현저히 낮은 수준임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인구 10만 명당 호흡기 표본감시 기관 수가 단 0.38개소에 불과하지만 미국은 한국의 2.3배, 가까운 일본의 경우는 무려 한국의 10배가 넘는 인구 대비 임상감시기관 수를 가진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시도별 표본감시기관 분포에 따르면 호흡기 감염병 표본감시기관은 △경기 43개소(21.94%) △서울 36개소(18.37%) △인천 11개소(5.61%)로 수도권에 전체 45.92%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지역별 대표성을 확인하기에도 큰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표본감시에 참여하는 내과, 소아청소년과, 가정의학과, 이비인후과 가운데 호흡기 관련 질환 환자가 가장 많이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비인후과 진료과목이 단 1개소만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유의미한 통계 산출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상황이다.

이에 백종헌 의원은 “호흡기 감염병 표본감시기관을 1개소 늘리는 데 드는 비용은 약 11만 원 수준”이라며 “급격히 확산 중인 인플루엔자와 언제 들이닥칠지 모르는 신·변종 감염병을 빈틈없이 대비하기 위해 질병청은 표본감시 참여기관을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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