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걸음 안 떨어졌다”…황금연휴 보낸 직장인들 출근길 저절로 한숨

  • 뉴스1
  • 입력 2023년 10월 4일 13시 37분


긴 추석 연휴가 끝나고 다시 일상이 시작된 4일 오전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 일대에서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023.10.4. 뉴스1
긴 추석 연휴가 끝나고 다시 일상이 시작된 4일 오전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 일대에서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023.10.4. 뉴스1
“출근할 생각에 어제저녁부터 울적했다.”

엿새간 황금연휴를 보낸 직장인들이 다시 출근하며 푸념을 쏟아냈다. 추석부터 개천절까지 이어진 장기간 연휴가 출근 후유증으로 돌아온 모습이다.

5년차 직장인 유모씨(30·남)는 “연휴 후유증 때문에 일하기 싫고 일의 템포도 떨어진다”면서 “푹 쉬고 잘 놀았지만 여름휴가라도 다녀온 것 같은 기분이라 바로 적응하기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디지털 마케팅 업계 입사 3개월차인 정주홍씨(25·여)는 “추석 연휴만 보고 여름을 버텼는데 6일 연휴가 순식간에 지나갔다”며 “초년생이라 적응이 더 힘든 것 같은데 주변에서도 연휴가 ‘순간 삭제’됐다며 짧은 방학이 끝난 기분이라고들 한다”고 말했다.

직장인들은 저마다의 이유로 장기간 연휴의 후유증을 호소했다.

홍보업계 15년차 강모씨(37·여)는 친정에 양해를 구하고 연휴기간 가족에 집중했다. 맞벌이 부부인 만큼 밀린 집안일을 하고 아이들과 서울대공원을 찾았다.

강씨는 “6일 내내 육아에 에너지를 쏟다 보니 쉰 것 같지 않다”며 “친구와 선생님이 보고 싶다는 아이들도 야속하고 진지하게 회사를 그만둬야 하나 하는 고민도 했다”고 말했다.

공기업에 재직 중인 이모씨(31·여)는 이번 추석이 결혼한 뒤 맞은 첫 명절이었다. 친정과 시댁을 오간 이씨는 “결혼 후 첫 명절이어서 인사할 곳이 많아 부담스러웠다”며 “연휴에는 여행도 못 가고 제대로 쉬지도 못해 아쉬웠다”고 토로했다.

7년차 직장인 김모씨(30·여)는 부모님과 함께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여행을 다녀왔다. 김씨는 “여행지에서 부모님 수발만 하다보니 내 연휴가 어디 갔는지 모를 지경이었다”며 출근길 소감을 털어놓았다.

연휴를 온전히 쉬지 못한 이들도 적지 않았다. 강원도 양구에서 직업군인으로 일하는 이모씨(35·남)는 “6일 연휴 중 3일이나 출근했다”며 “명절에 친척도 못 만나고 위수지역 내에서만 있었다”고 자조 섞인 반응을 보였다.

이와 달리 이날 오전 제주에서 비행기를 타고 서울로 돌아와 곧장 출근한 30대 직장인 송모씨는 “휴가를 거의 소진해 올해 남은 기간 쉴 틈이 없었는데 긴 연휴로 쉴 수 있어 감사한 마음뿐”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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