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들도 뿔났다”…‘노란버스’ 사태에 체험학습 줄줄이 취소

  • 뉴스1
  • 입력 2023년 10월 1일 07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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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어린이들이 체험학습을 하고 있다. 2023.5.10/뉴스1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어린이들이 체험학습을 하고 있다. 2023.5.10/뉴스1
“반 아이들과 모두 놀이동산 간다고 잔뜩 기대했는데 얼마 전 학교에서 노란버스 문제로 취소 연락받고 시무룩해져 있어요.”

온 가족이 모인 추석연휴, 초등학생 아이를 둔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때 아닌 아이들의 체험학습과 수학여행이 이야깃거리로 떠올랐다.

법제처와 경찰이 ‘현장학습에서 전세버스 이용 금지’ 법 해석을 내놓은 뒤 각 학교마다 앞다퉈 현장학습 계획을 취소한다는 통지문을 학부모들에게 보낸 뒤 아이들은 물론 학부모들의 불만이 터저 나오기 시작했다.

뒤늦게 국토교통부가 규정을 완화했지만 학교측은 이미 취소한 전세버스 계약을 놓고 다시 버스를 구하기도 만만치 않다.

10월 한 달간 전국 각지에서 각종 축제와 행사들이 잇따르고 단풍철까지 겹치면서 갑작스럽게 전세버스 구하기가 쉽지 않다.

고양시 일산의 한 초등학교 교사 A씨는 “올해 초부터 현장학습 장소와 더불어 버스를 예약했지만 얼마 전 경찰청의 전세버스 이용 금지 입장에 취소했다”며 “뒤늦게 국토부가 개정안 시행을 밝히며 없던 일이 됐지만 학교측 입장에서는 안그래도 부담스러운 현장학습에 전세버스로 이동하다 사고가 났을 경우 벌어질 분쟁을 막기 위해 올해 현장학습을 재개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이처럼 고양시의 경우처럼 각급 학교에서는 추석연휴 직전까지 현장학습 취소 방침을 내린 뒤 다시 재개하겠다고 밝힌 학교는 지역마다 손에 꼽을 정도다.

상황이 이러자 지역 맘카페를 중심으로 한 각종 온라인 공간에서는 정부의 오락가락 정책에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일산지역 온라인 카페의 한 학부모는 “체험학습 취소하고 교내 행사로 대체하기로 결정했다는 연락을 받고는 아이가 실망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언니·오빠들은 못 간 체험학습을 자기는 가게 됐다고 좋아했는데…”라며 아쉬워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여태까지 문제 안삼다가 갑자기 이러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사실 노란버스는 우리나라 여건상 유치원까지나 가능하지 초등생들은 등치도 커서 좌석이 큰 셔틀버스도 얼마 없는데 어처구니가 없다”고 비난했다.

이에 많은 학부모들은 아이들을 위해 취소된 체험학습이나 수학여행을 대신해 가족여행을 계획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은종씨(45·파주시)는 “직장 휴가를 내고 애초 아이의 수학여행 예정지였던 강원도로 2박3일 여행을 가기로 했다”며 “아이가 초등학교 내내 체험학습 한 번 못가 안타까워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유정현씨(48·고양시)도 “학교에서의 단체 여행은 아이들에겐 한번뿐인 추억인데 말도 안되는 이유로 취소돼 안타깝다. 대신 아이가 친하게 지내는 친구들의 학부모들과 얘기해 몇몇이 제부도로 여행을 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경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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