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고도제한 국제기준 조속히 개정”…오세훈 ICAO에 건의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9월 19일 12시 15분


강서·양천구 등 김포공항 일대 고도제한
서울시 면적의 13%, 도시 발전도 더뎌
오세훈, 국제민간항공기구에 조속한 개정 건의
“2028년 개정에 맞춰 세부지침 수립할 것”

“도시 발전에도 불구하고 오랜 시간 변하지 않은 항공 규정으로 많은 시민이 어려움을 겪고 있으니 규정 개정이 지연되지 않도록 노력해달라.”

오세훈 서울시장이 김포공항 일대 고도제한으로 인한 지역 주민들의 오랜 불편이 해결될 수 있도록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 항공 고도제한 관련 국제기준을 조속히 개정해달라고 건의했다. ICAO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민간항공 항공기술·운송·시설 등의 발전·증진을 위해 1947년 설립된 국제연합(UN)산하 전문기구다. 서울시는 국제기준 개정 후 국토교통부와의 협의를 통해 김포공항 일대 고도제한 완화 방안을 만들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7일 오전(현지시간) 캐나다 몬트리올의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본부에서 살바토레 샤키타노 ICAO 이사회 의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서울시 제공
오세훈 서울시장이 17일 오전(현지시간) 캐나다 몬트리올의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본부에서 살바토레 샤키타노 ICAO 이사회 의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서울시 제공


●획일적인 규제 방식 유연하게 변경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서울시 면적의 13.2%(약 80㎢)에 해당하는 강서·양천·구로·금천구 등 공항 인접 자치구는 1958년 김포공항 개항 이후 공항시설법 제34조에 따른 공항 주변 고도제한으로 건축물의 높이를 제한받아 주민들의 재산권 행사에 제약이 크다. 서울시 관계자는 “김포공항 일대는 서울의 대표 관문지역임에도 고도제한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도시 발전이 더뎌 낙후된 주거 형태가 밀집한 실정”이라며 “그러나 고도제한 지역에 대한 실질적인 변경과 항공학적 예외 조정을 얻기 위해서는 먼저 국제기준 변경이 필요해 그간 정부-지방정부 차원의 대응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19일 서울시에 따르면 북미 출장 중인 오세훈 시장은 17일 오전 11시 반(현지시간) 캐나다 몬트리올의 ICAO 본부를 방문해 살바토레 샤키타노 ICAO 이사회 의장과의 면담에서 이와 같은 내용을 전달하며 국제기준 개정을 촉구했다. ICAO는 공항안전과 주변 개발 간의 조화를 위해 2015년부터 전담 TF 설치 후 고도제한 국제기준 개정 논의를 시작한 바 있다. 서울시는 2028년 11월 개정 시기에 맞춰 세부지침을 수립하고 항공학적 검토를 시행해 나가며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개정안은 기존의 항공기 안전운항을 위해 건물 등 장애물을 획일적으로 규제했던 방식에서 항공기 비행절차 등을 고려해 장애물 침투를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게 하고, 항공기의 비행 안전을 해치지 않을 경우 예외적으로 장애물 설치를 검토하기 위한 핵심절차를 마련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번 ICAO 국제기준 개정안은 1951년 초판이 나온 이후 약 70년 만에 가장 큰 변화를 담고 있다. 현재 ICAO에서는 올 5월 관계 전문가, 항행위원회 검토 등 내부절차를 거쳐 개정 초안을 마련하고 다음 달까지 한국 등 회원국의 의견을 받는 중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7일 오전(현지시간) 캐나다 몬트리올의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본부에서 살바토레 샤키타노 ICAO 이사회 의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서울시 제공
오세훈 서울시장이 17일 오전(현지시간) 캐나다 몬트리올의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본부에서 살바토레 샤키타노 ICAO 이사회 의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서울시 제공


●“도시계획국에 전담팀 신설해 본격 준비”
김포공항 일대 고도제한은 그간 해당 지역 주민들의 오랜 불편 사항이었다. 대표적으로 강서구는 이달 5일 ‘강서구 공항 고도제한 완화 추진위원회’와 국토부를 찾아 6만6000여 명의 주민 서명이 담긴 서명부와 함께 고도제한 완화를 향한 57만 강서구민의 염원이 담긴 건의문을 전달하기도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ICAO의 국제기준 개정이 점차 가시화됨에 따라, 항공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뿐만 아니라 김포공항 주변 높이 등에 대한 계획적 관리를 위한 서울시의 역할도 새롭게 요구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ICAO 국제기준 개정안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조속한 개정을 요청하는 동시에, 국토부·강서구청 등 유관 기관과 의견을 조율해 나갈 예정이다. 또 김포공항 일대 마스터플랜 수립을 위해 도시계획국에 전담팀을 신설해 본격적인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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