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 독립운동가 ‘고헌 박상진 의사’ 자료 발굴

  • 뉴시스
  • 입력 2023년 8월 11일 14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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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박시규의 아들 구명 자료 확인돼
동생 박하진 업적 나와 “포상 신청 예정”

일본에서 울산 출신 독립운동가인 대한광복회 총사령 박상진 의사에 대한 자료가 새롭게 발굴됐다.

고헌 박상진 의사 추모사업회는 11일 울산 북구에 위치한 박상진 의사 생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에서 발굴한 자료를 공개했다.

이번에 확인된 자료는 총 30여 건 600여 쪽의 방대한 분량이다.

이미 국내에 알려진 자료인 판결문 176쪽 외에 새롭게 입수한 사료는 ▲박상진 의사 생부 박시규의 아들 구명운동 관련 자료 ▲광복회 공주지방법원 1심 판결문 ▲박상진 의사 동생인 박하진 판결문 등 총 3가지다.

해당 자료들은 박상진추모사업회 박중훈 학술자문위원과 국학인물연구소 조준희 소장이 지난 2021년부터 2년간 해외에서 이뤄낸 성과다.

박중훈 위원은 박상진 의사의 증손이며, 조준희 소장은 조현균 애국지사(광복회 평안도지부장·대한독립단 정주지단장)의 현손이다.

이 자료들은 일본 국립국회도서관 등 기관에 소장돼 있던 문서로 확인됐다.

추모사업회는 1921년 8월 31일자 ‘매일신보’에 보도된 대구감옥 일본인 소장의 인터뷰 기사를 통해 자료의 실마리를 찾았다.

기사에는 ‘박상진의 사형집행을 위해 각의가 서너 차례나 열렸다’는 인터뷰가 실려 있었다.

먼저 박시규의 아들 구명운동 관련 자료는 당시 조선군 사령관 우쓰노미야 타로(宇都宮太郞)의 관계 문서에서 발견됐다.

이 자료는 ‘박상진사건 판결 변론서’로 아버지 박시규가 아들 박상진을 위해 법원에 제출한 진정서다.

해당 변론서를 시작으로 박시규가 아들 구명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일본 ‘조사서’에서 박시규가 낸 박상진 의사에 대한 구명 청원도 확인됐다.

이번에 공개된 광복회 공주지방법원 1심 판결문 자료는 국내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유실 문서다.

박하진 판결문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박상진 의사에 대한 동생의 업적이 담겨 있다.

이 판결문에는 동생 박하진이 박상진 의사의 지시를 받아 일본인 간수(교도관)을 포섭해 형을 도왔던 내용이 수록돼 있다.

당시 박하진은 간수를 통해 박상진 의사에게 필기구를 제공했고, 박상진 의사는 수감된 동지들과 연락을 취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사실이 발각돼 박하진은 1918년 9월 11일 공주지방법원에서 징역 6개월 형을 선고 받았다.

박중훈 학술자문위원은 “동생 박하진에 대한 업적은 이번 자료에서 처음으로 확인됐다”며 “업적을 기리기 위해 서류를 갖춰 국가보훈부에 포상을 신청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자료 중에는 일본출신 여류 시인이자 아나키스트였던 다카무레 이쓰에(高群逸枝)의 시도 포함됐다.

당시 다카무레 이쓰에는 박상진 의사의 사형소식을 접하고 일제정책에 격분해 ‘오수 시의 제국의 도읍(午睡時の帝都)’이라는 제목의 시를 발표했다.

해당 시는 국내 논문을 통해 일부 공개된 바 있으나, 원전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원전을 통해 박상진 의사 사형에 대한 당시 일본 국민들의 반응을 엿볼 수 있게 됐다.

박중훈 학술자문위원은 “이번 자료는 광복회에서 맺어진 선대의 동지적인 관계가 후손까지 연결돼 맺은 결실이다”며 “자료 전문은 번역을 완료한 후 공개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울산=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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