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서 좀 쉬면 낫겠지?…“열사병, 방심하면 죽음 부른다”

  • 뉴시스
  • 입력 2023년 7월 31일 11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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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도 이상 고열·의식장애 열사병 의심
심장쿵쾅·어지럼증·무력감 등 위험신호

전국적 폭염으로 온열 질환으로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열사병은 보통 “더위 먹었다”고 표현하는 일사병과 달리 응급상황에 즉각 대처하지 못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40도 이상 고열이나 의식장애 등이 나타나면 열사병을 의심해야 한다.

31일 질병관리청이 지난 26일부터 29일 사이 집계한 결과 온열질환자가 255명 발생했고 이 중 12명이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로 파악됐다. 열사병은 고온에 오랜시간 노출될 때 생길 수 있는 대표적인 병이다. 과도한 열에 노출돼 우리 몸의 열 조절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건강에 이상이 나타날 수 있다.

열사병은 보통 서늘한 곳에서 쉬면 금방 회복되는 열경련·열부종·열실신·일사병(열탈진) 등 다른 열 관련 질환과 달리 심부(중심)체온이 40도 이상 올라가면서 중추신경계에 이상이 나타난다. 열경련은 근육통이 나타나고 열부종은 몸이 붓고 열실신은 갑자기 의식을 잃는 반면 열사병은 섬망·발작·혼수 증상, 맥박이 빨라지는 증상, 저혈압, 과호흡 등이 유발될 수 있다.

특히 열사병은 일사병과 구분할 필요가 있다. 일사병은 고온에 장시간 노출돼 땀을 흘린 후 수분을 적절히 보충하지 못해 체온 조절 기능에 이상이 생겨 발생한다. 체온이 37~40도로 오르고 적절한 심장 박동을 유지할 수 없게 된다. 하지만 열사병과 달리 중추신경계의 이상은 없어 서늘한 곳에서 30분 정도 쉬면 정상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열사병은 뜨거운 햇볕에 장시간 노출되거나 더운 환경에서 운동이나 작업을 하면서 열 발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발생한다. 체온이 40도 이상으로 오르고 의식장애 등이 나타나면 열사병을 의심해 봐야 한다. 특히 여러 장기를 손상할 수 있어 신속한 처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열사병은 고령층이거나 평소 고혈압·당뇨병·뇌졸중 등 심·뇌혈관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 흔하게 나타난다. 질병청이 지난 26일부터 29일 사이 집계한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 12명 중 대부분은 폭염 속에서 농사일을 하던 고령층이었다. 또 무더위로 체온이 올라가면 몸 속 혈관이 확장돼 땀을 많이 흘려 탈수 증상이 오거나, 급격한 온도 변화로 심장 등에 부담이 가중돼 심뇌혈관 질환자에게는 위협적이다.

서민석 인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외부에서 활동 중 심장이 심하게 쿵쾅거리거나 어지럼증·무력감이 느껴지면 몸에 이상이 있다는 신호로, 활동을 멈추고 그늘이나 시원한 곳에서 쉬면서 물을 마셔야 한다”고 말했다.

열사병은 예방이 최선이다. 폭염이 심한 한낮 외출을 피해야 한다. 특히 고령자와 심·뇌혈관 질환자는 폭염 속 야외 활동을 자제해야 한다.

부득이하게 외출을 해야 한다면 가볍고 바람이 잘 통하는 옷을 입고 챙이 넓은 모자 등으로 햇볕을 차단해야 한다. 물통도 꼭 가지고 나간다. 갈증을 느끼기 전부터 물을 지속적으로 마시고 어지러움, 두통, 메스꺼움 등 초기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활동을 멈추고 시원한 곳에서 쉬어야 한다. 낮 12시부터 오후 5시에는 되도록 야외 작업을 피해야 한다.

중년층의 경우도 과도한 야외 활동이나 육체 노동 등으로 갑자기 심·뇌혈관에 무리가 갈 수 있다. 몸을 과신하지 말고 폭염일 땐 지나친 과음과 과로를 피해야 한다.

열사병 환자가 발생할 경우 즉시 119에 신고해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 체온이 40도를 넘어 의식이 없는데, 환자에게 음료수를 먹이는 것은 금물이다. 의식이 없는 환자에게 음료수를 마시면 기도로 넘어가 질식의 위험이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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