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수 “경찰, 내가 범인인 줄 알더라” 음주 뺑소니범 잡은 비하인드

  • 동아닷컴
  • 입력 2023년 7월 7일 08시 51분


코멘트
(유튜브 ‘리춘수’)
(유튜브 ‘리춘수’)
음주 뺑소니범을 붙잡아 영웅으로 떠오른 축구 국가대표 출신 방송인 이천수가 당시 상황에 대해 자세히 직접 털어놨다.

그는 6일 저녁 자신의 유튜브 채널 ‘리춘수’에 ‘음주 뺑소니+몰카범 잡은 썰…(미담자폭 타임)’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이천수는 지난 4일 오후 10시50분경 서울 동작역 부근 올림픽대로에서 택시와 사고를 내고 도망가던 음주 뺑소니범을 붙잡아 경찰에 인계했다.

당시 이천수는 서울 강남에서 행사를 마치고 인천에 위치한 자신의 집으로 가기 위해 올림픽대로를 타고 있었다고 했다. 늦은 시간인데도 차가 밀려서 ‘왜 이렇게 밀리지?’라고 의아해하던 중 흰색 옷을 입은 남성이 이천수가 탄 차량을 향해 달려왔다. 음주운전자 A 씨였다. 그의 뒤를 쫓는 나이 든 택시기사가 보였다.

택시 기사는 “잡아주세요. 부탁해요”라고 외쳤다. 음주 뺑소니를 당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이천수는 갓길에 차를 세우고 매니저 지병수 씨와 함께 범인을 찾았다.

두 사람은 A씨가 동작대교로 올라가는 것을 목격했다. 이천수 일행과 300m 정도 차이나는 지점이었다. A씨는 술에 취한 듯 휘청거리면서 뛰고 있었다. 그때부터 이천수 일행이 뛰고, A씨가 도망가는 상황이 계속됐다. 축구선수 출신인 두 사람이었지만 오르막길을 오르는 건 쉽지 않았다고 했다. 이들은 A 씨를 향해 “서! 어차피 끝까지 갈 거야!”라고 소리쳤다.

그러다 A씨의 소지품이 땅에 떨어졌다. 주우려면 이천수 일행 쪽으로 돌아와야 했다. 망설이던 A씨는 점점 가까워지는 이천수 일행을 보고는 포기한 듯 가드레일에 앉았다. 결국 이천수와 매니저는 빗길 1㎞를 질주한 끝에 뺑소니범을 잡아 경찰에 인계했다.

이천수는 당시 상황에 대해 생생히 전하며 “근데 경찰분이 내가 범인인 줄 알더라고. 저 아니고 저 뒤에 (사람이 범인이다)”라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이천수는 그렇게 남의 일에 나설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어르신(택시 기사)의 간절한 목소리가 나를 자극한 것 같다”면서도 “지금도 그때 차에서 뛰쳐나온 게 나도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많은 분이 칭찬해 주시는데 개인적으로 너무 쑥스럽다”며 소감을 전했다.

이천수와 매니저는 경찰 표창장을 받을 예정이다. 이천수는 경찰 포상금과 해당 유튜브 영상의 수익금 전액을 순직 경찰관 자녀 지원 관련 재단에 기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온라인뉴스팀 dnew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