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장원 운영하며 전재산 15억 충북대 기부… 전정숙 여사 별세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6월 13일 16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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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대 제공
시력을 잃은 남편을 부양하며 일군 전 재산을 충북대에 기부한 전정숙 여사가 12일 별세했다. 향년 98세. 충북대는 ‘충북대학교장’으로 고인의 장례를 치르겠다고 밝혔다.

13일 충북대에 따르면 전 여사는 1925년 충북 음성군 감곡면에서 부농의 딸로 태어났다. 서울에서 여고를 졸업한 뒤 스무 살에 고 최공섭 선생과 결혼했으나, 1년도 되지 않아 부군이 사고로 실명했다. 그 뒤 전 여사는 미장원과 화장품 대리점, 극장 등을 운영하며 생계를 책임졌다.

자녀가 없는 전 여사는 평소에 갖고 있던 후학 양성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 위기가 시작된 1997년부터 2015년까지 총 15억 원에 이르는 전 재산을 충북대에 기탁했다. 충북대는 전 여사와 남편의 이름을 딴 ‘최공섭·전정숙 장학기금’을 설립해 연간 8명에게 4000여 만 원의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전 여사는 지역사회 봉사에도 힘을 쏟았다. 1972년 새마을부녀회, 대한적십자사 등에서 봉사 활동을 시작했다. 1992년에는 충북에서 처음으로 자원봉사활동 7000시간을 돌파했다. 이러한 선행이 알려지면서 2016년 국민훈장 석류장을 받았다.

전 여사가 생전에 남긴 “충북대에 묻히고 싶다”는 뜻에 따라 장지는 충북대 내 교육독지가 선영에 마련된다. 빈소는 충북대 병원, 발인은 14일 오전 9시. 043-269-6969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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