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경찰 아저씨야” 반말로 DM 보내 수사한 형사…당사자 ‘불쾌’

  • 뉴스1
  • 입력 2023년 5월 19일 11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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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 갈무리)
(블라인드 갈무리)
술집에서 발생한 휴대전화 도난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용의자로 추정되는 여성에게 반말로 SNS 메시지를 보내 논란이다. 해당 여성은 억울함을 호소하면서 경찰의 연락 방법과 목적을 밝히지 않고 대뜸 반말한 점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지난 18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경찰이 수사 요청 관련해서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DM, 쪽지)가 왔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은행원인 글쓴이 A씨는 “지난 13일 동네 유명한 거리에서 내 생일파티가 있었다. 친구들과 새벽까지 놀다가 들어갔는데, 16일에 메시지가 와 있었다”고 운을 뗐다. 메시지에는 “○○아, 경찰 아저씨야. 연락줘”라는 글과 함께 전화번호가 적혀 있었다.

이에 A씨는 “누구세요? 무슨 메시지를 3번이나? 차단할게요”라고 답장한 뒤 실제로 해당 계정을 차단했다. 2시간 뒤, 문제의 그 전화번호로부터 연락이 왔다고.

(블라인드 갈무리)
(블라인드 갈무리)

A씨는 “인스타그램으로도 음성 전화가 왔는데 휴대폰에도 전화가 왔다. 받자마자 첫마디가 ‘경찰이라니까 인스타그램 왜 차단했냐?’였다”며 “13일에 술집 갔냐고 물어보면서 우리가 화장실 갔던 시간에 화장실에서 휴대폰 분실됐다는 신고가 들어왔다고 하더라. 친구도 나도 휴대폰이라곤 보지도 못했고 기억도 안 난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가 그 시간에 화장실 들어가는 모습이 CCTV에 찍혔다면서 경찰서 출석해야 한다더라. ‘술 마시고 가져갈 수 있다. 하지만 실수로 가져갔다면 다음 날 제자리에 돌려놔야 하지 않겠냐’는 등 이미 내가 용의자가 돼 있더라”며 “진짜 억울해서 아니라고 했는데도 친구랑 잘 생각해보고 다음 주에 경찰 출석하라고 했다”고 하소연했다.

A씨는 “카드번호 조회해서 얼마든지 내 번호 알아낼 수 있었던 건데 저렇게 메시지 보내는 게 맞는 거야? 일반적인 방법은 아니지 않냐”며 “생일이라서 게시물 실시간으로 올렸는데 (해당 경찰이) 실시간으로 보더라. 반말한 것도 너무 화가 난다. 기분 나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MZ세대 수사 방법이라고 생각하려 해도, 젊은 경찰 아니고 30대 후반~40대 같았다. 인스타그램은 술집 아르바이트생 중 나와 아는 애가 있는데, 걔한테서 넘겨받은 것 같다”고 전했다.

끝으로 A씨는 “휴대폰 가져가지도 않았고 보지도 못했는데 출석해야 하냐? 이미 범죄자 된 기분이다.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라며 “이 형사님은 나와 두 번 통화할 때까지 성함을 밝히지 않았다. 내가 카톡으로 여쭤봐서 알게 됐다. 출석하는 것도 힘들다. 연차나 반차 쓰고 가야 하는데 그건 누가 보상해주냐?”고 덧붙였다.

사연을 접한 직장인들은 해당 경찰에 대해 민원을 내라고 입을 모았다. 누리꾼들은 “인스타그램 메시지로 수사하고 반말까지 가지가지 한다”, “SNS로 연락한다고 해도 본인 소속 먼저 밝히고 어떤 사유로 연락하게 됐는지 말해야 하는 거 아니냐” 등 공분했다.

경찰청 소속 직장인들은 수사 과정 중 SNS 메시지를 보내 접근한 것은 문제없다고 반박했다. 이들은 “카드사 정보 조회해서 개인정보 알아내면 되지 않냐고 하는데, 그건 영장이 필요하고 혐의가 어느 정도 소명돼야 발부하기 때문에 시간이 꽤 오래 걸린다. 그래서 다른 임의 수사 방법인 SNS 메시지를 선택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신분과 연락 목적을 알리지 않고 다짜고짜 반말로 이름 부르며 접근한 방식은 잘못된 게 맞다”고 인정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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