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선사고 낸 통영 ‘욕지도 모노레일’ 내년 8월 문연다

  • 동아일보

2021년 사고 후 15개월간 운행정지
매표소 문닫고 선로 곳곳 녹슨채 방치
통영시, 시공업체 상대 손배소 제기
복구 서둘러 실추된 관광 이미지 회복

탈선 사고로 부상자 8명을 낸 경남 통영 관광의 명물인 욕지도 모노레일이 1년 넘게 방치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탈선한 열차를 조사하는 모습. 통영시 제공
탈선 사고로 부상자 8명을 낸 경남 통영 관광의 명물인 욕지도 모노레일이 1년 넘게 방치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탈선한 열차를 조사하는 모습. 통영시 제공
탈선 사고로 8명의 부상자를 낸 경남 통영의 관광 명물인 욕지도 모노레일이 내년 8월 다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1년 넘게 복구 비용과 편익 사이 딜레마에 빠져 운영 방향을 잡지 못하던 통영시가 모노레일 시공업체를 상대로 손해배상금을 받아 사업비 일부를 충당하는 방식으로 전략을 세운 것이다.

● 모노레일 전면 재시공키로
26일 찾은 통영시 욕지도 모노레일. 2층으로 된 승강장(연면적 957.12㎡)은 텅 비었고, 선로를 달려야 할 열차는 멈춰 서 있었다. 매표소 문은 닫혀 있었고, 철제로 된 선로 곳곳이 녹슬어 방치되고 있다. 2021년 11월 28일 발생한 열차 추락 사고 이후 15개월째 그대로다. 사고는 정상에서 아래쪽 승차장으로 내려오던 모노레일이 승강장 도착 20m를 남겨두고 급경사 구간에서 갑자기 속도가 붙어 선로를 이탈했고 5m 아래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남녀 승객 8명이 크게 다쳤다.

통영시는 그간 10여 차례에 걸쳐 모노레일 운영 정상화 방안을 모색했다. 그러나 최대 100억 원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되는 복구공사 비용이 매번 발목을 잡았다. 첫 설치 땐 국비와 도비를 지원받았지만, 보수의 경우 시비로 감당해야 해 재정 여력이 없는 통영시에서는 부담일 수밖에 없다. 통영시는 민간투자 유치 방안도 모색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그러는 사이 1년 5개월이 흘렀고 모노레일은 관광 명물에서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지역민들과 관광객들의 비판까지 쏟아지면서 통영시는 최근 욕지도 모노레일 정상화 추진계획을 확정지었다.

통영시는 최근 안전진단 용역 결과를 토대로 기초부와 레일부를 전면 재시공하고, 순환식 모노레일 7인승 10대로 교체하기로 했다.

● 손배소송 준비, 경찰은 사건 송치
공사비는 당초 100억 원보다 적은 59억7000만 원이 들것으로 계산됐다. 통영시는 올해 1차 추가경정예산에 사업비를 편성해 9월 착공할 계획이다. 모노레일 재개장 예정일은 내년 8월로 잡았다.

통영시는 모노레일 시공사를 대상으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일부라도 복구 비용을 충당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시 관계자는 “탈선 사고로 인한 영업 손실과 통영 관광 이미지 실추 등으로 손해가 크다”면서 “형사 사건이 마무리되면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달 수사를 마무리 짓고 시공사 관계자 1명과 운영사인 통영관광개발공사 직원 1명 등 2명을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조사 결과 전륜과 후륜 베어링이 피로도를 이기지 못하고 파괴되면서 열차가 탈선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영관광개발공사는 피해자들과 보상 협의도 추진하고 있다.

욕지도 모노레일은 욕지면 동항리 여객선 선착장부터 천왕산 대기봉까지 왕복 2km 구간을 오가는 관광 시설로 사업비 117억 원이 투입돼 2019년 12월 14일 개장했다.

8인승 10대 모노레일 카로 본격 운행을 시작한 2020년 7만1652명이 이용했고, 2021년(11월 27일 기준)에는 11만48명이 찾으면서 통영 대표 관광 상품으로 떠올랐다.

#육지도 모노레일#탈선사고#재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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