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세계 최고 활자본 ‘직지’ 알리기 사업 나선다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4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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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센터 건립
내년에 ‘직지상’ 시상식 개최
독일과는 복본 상설 전시 계약

12일부터 7월 16일까지 열리고 있는 프랑스국립도서관의 ‘인쇄하다! 구텐베르크의 유럽’ 전시에서 이범석 청주시장이 직지 원본을 살펴보고 있다. 청주시 제공
12일부터 7월 16일까지 열리고 있는 프랑스국립도서관의 ‘인쇄하다! 구텐베르크의 유럽’ 전시에서 이범석 청주시장이 직지 원본을 살펴보고 있다. 청주시 제공
충북 청주시가 현존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直指心體要節·직지)’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다.

청주시는 최근 프랑스국립도서관의 직지 원본 전시 개막 행사에 초청받은 이범석 청주시장이 유네스코 본부에서 타우픽 젤라시 사무총장보를 만나 내년 ‘제10회 유네스코(UNESCO) 직지상(賞)’ 시상식을 10월에 완공할 청주 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센터에서 하기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직지상은 직지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것을 기념해 청주시와 유네스코가 2004년 공동으로 제정해 그 이듬해부터 격년으로 기록유산 보존과 활용에 공헌한 개인이나 단체를 선정, 상장과 상금 3만 달러를 수여한다. 공동으로 제정했기 때문에 시상에 관한 내용은 합의가 필요하다.

청주시 운천동 옛 한국공예관 일원에 조성 중인 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센터는 유네스코가 2017년 11월 제39차 총회에서 청주를 국제기록유산센터 건립지로 선정하면서 시작됐다. 213억 원을 들여 지상 4층, 지하 1층(연면적 4307㎡) 규모로 지어지며, 시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북카페, 유네스코 홍보관, 기획전시실 등이 들어선다. 유네스코 기록유산 분야 산하 기관인 이 센터는 세계기록유산 사후관리·연구·교육·홍보를 담당한다. 국가기록원과 청주시 파견 직원을 포함해 25명 정도가 근무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시는 독일 마인츠시 구텐베르크 박물관에서 직지 복본(複本)의 상설 전시도 확정했다. 복본은 원본을 베껴 똑같이 만든 것을 말하는데 이 복본은 구텐베르크 박물관의 공식 요청으로 청주고인쇄박물관이 14일 기증했다. 시는 2021년 문화재청의 후원을 받아 직지의 현재 상태를 그대로 재현한 복본과 1377년 인쇄된 상태를 추정해 재현한 복본을 각 30권씩 만들었다.

원본 직지의 종이 무게와 두께를 고려해 전통 기법으로 제작된 국산 한지(韓紙)를 사용했다. 시는 프랑스국립도서관의 협조를 받아 원본의 종이 성분과 표면 가공에 관한 정보를 과학적으로 조사·분석해 복본 사업에 반영했다. 복원에는 국가무형문화재 제117호 한지장(韓紙匠)과 충북도무형문화재 제28호 각자장(刻字匠)이 참여했다.

청주고인쇄박물관은 내년 독일에서 열리는 직지와 한국의 인쇄문화에 관한 전시 추진을 위해 오펜바흐시 클링스포어 박물관을 찾아 상호교류 확대를 위한 협약도 맺었다. 이 시장은 “이번 방문을 통해 프랑스와 신뢰를 쌓아가면 직지의 국내 전시도 가능하겠다는 확신이 들었다”며 “프랑스국립도서관장을 초청하는 등 과감한 협력을 통해 직지가 탄생한 흥덕사지에 있는 고인쇄박물관에서 전시 기회를 갖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1377년 청주 흥덕사에서 상·하권으로 간행된 직지는 국내에서 원본이 발견되지 않았고, 하권 1권만 프랑스국립도서관에 보관돼 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직지#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센터 건립#상설 전시 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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