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을 꿈꾸던 11살…3명에게 새삶주고 세상을 등졌다

  • 뉴시스
  • 입력 2023년 4월 20일 09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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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교길 불의의 교통사고로 뇌사 상태에 빠진 11살 소년이 뇌사 장기기증으로 3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하늘의 별이 됐다.

20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A군(11)은 지난 3일 학교를 가는 길에 횡단보도를 건너다가 시내버스에 치여 쓰러졌다.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건강을 회복하지 못했고 뇌사 상태에 빠졌다. A군은 지난 14일 부산대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으로 간장과 신장(좌·우)를 기증해 3명의 생명을 살렸다.

가족들은 A군이 주변에 사랑을 주고 가기 위해 사고 후 바로 떠나지 않았고, 세상에 발자취를 남겨 주변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길 원했을 것 같다며 장기기증을 결심했다.

경상남도 창원에서 외아들로 태어난 A군은 생후 24주 만에 태어나 신생아중환자실에서 100일을 보냈다. 가족은 힘겹게 태어난 A군을 사랑으로 키웠다. A군은 친구한테 먼저 다가갈 줄 아는 친절하고 다정한 아이였다고 한다.

A군의 어머니는 “엄마의 아들로 태어나줘서 정말 고마워. 엄마가 끝까지 지켜준다고 했는데 약속 못 지켜서 미안해. 다음 생에는 네가 원하는 최고의 몸으로 태어나서 이번 생의 못다 이룬 꿈을 꼭 이루길 엄마가 기도할게.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내 아들. 사랑해“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A군의 기증자 예우를 담당한 노은정 사회복지사는 “11살의 꿈 많은 친구가 나누고 간 생명나눔의 씨앗이 많은 분께 희망이 되길 바란다”며 “기증자와 기증자 유가족의 따뜻한 마음에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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