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이 쓰던 ‘이발 의자’ 300만원에 낙찰… 전두환 물품 경매 현장[르포]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31일 18시 42분


전두환 전 대통령이 1980년 부산의 숙소에서 사용한 이발 의자가 31일 진행된 자선경매 행사에 나와 300만 원에 낙찰됐다. 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전두환 전 대통령이 1980년 부산의 숙소에서 사용한 이발 의자가 31일 진행된 자선경매 행사에 나와 300만 원에 낙찰됐다. 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현재까지 680만 원이 최고입니다. 더 없으시면 마무리하겠습니다.”

31일 오후 부산 수영구 부산시 열린행사장 1층 연회장. 100만 원에 경매를 시작한 4.8m짜리 회의용 테이블 세트가 최종 700만 원에 낙찰되자 곳곳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날 이곳에선 전두환 전 대통령과 역대 부산시장이 관사에서 사용했던 물품 등 64점에 대한 자선경매 행사가 열렸다. 경매는 국내 1호 미술품 경매사로 유명한 박혜경 에이트 인스티튜트 대표가 진행했고, 사전 등록한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경매에선 전 전 대통령이 사용했던 가구와 이발 의자 등이 경매 물품으로 나왔는데, 물품별로 최저 10만 원 최고 100만 원부터 경매가 시작됐다. 경매 결과 전 전 대통령이 사용했던 이발 의자는 300만 원, 옷걸이는 250만 원에 팔렸다. 서랍장과 TV 선반 등은 60만 원 안팎에 낙찰됐고, 300만 원을 넘기며 낙찰된 물품도 여럿 있었다. 소장품 기부로 경매가 이뤄진 이우환 작가의 드로잉 작품인 ‘무제(2020)’는 110만 원, 이배 작가의 판화 작품은 380만 원에 팔렸다. 행사 주최 측은 이날 총 경매 수익금이 약 8000만 원이라고 밝혔다.

31일 부산시 열린행사장에서 진행된 자선경매행사에 나온 이우환 작가의 드로잉 작품이 110만 원에 낙찰됐다. 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31일 부산시 열린행사장에서 진행된 자선경매행사에 나온 이우환 작가의 드로잉 작품이 110만 원에 낙찰됐다. 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1980년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지방 숙소였던 부산시 열린행사장에서 31일 자선경매 행사가 진행됐다. 부산시는 이곳을 개보수해 내년 초 시민에게 개방할 예정이다. 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1980년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지방 숙소였던 부산시 열린행사장에서 31일 자선경매 행사가 진행됐다. 부산시는 이곳을 개보수해 내년 초 시민에게 개방할 예정이다. 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경매가 이뤄진 부산시 ‘열린행사장’은 1985년 전 전 대통령의 지방 숙소로 만들어졌다. 약 1만7850㎡(5400평) 부지에 지어진 2층 건물은 1990년대부터 부산시장의 관사로 활용됐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이곳을 시민에게 개방하면서 이곳에 보관해온 물품을 모두 경매로 처분하겠다고 밝혔다. 시는 경매 수익금 전액을 튀르키예 지진 피해자를 돕기 위한 성금으로 전달한다.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의 진양철 회장 자택 촬영지였던 이곳은 개보수돼 내년 초 시민들에게 개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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