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킹산직’ 서류 합격 스펙은?…“넘사벽” vs “나는왜?”

  • 동아닷컴
  • 입력 2023년 3월 29일 17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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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킨 현대자동차 기술직(생산직) 서류전형 결과가 29일 나왔다.

이날 현대차 채용포털 홈페이지는 서버 과열로 접속 지연이 발생했고, 온라인커뮤니티에는 서류합격 또는 탈락자들이 결과를 공개하며 자신의 스펙(학력·자격·경력)을 소개하는 게시물들이 쏟아졌다.

현대차는 지난 2일 생산직 400명을 신규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지원 자격은 고졸 이상이며, 연령 및 성별 제한도 없다는 파격적인 조건이었다. 10년만의 대규모 채용에 업계를 막론하고 국내 직장인의 관심이 쏠렸다.

서류 접수는 2일부터 12일까지 11일간 진행됐다. 400명 모집에 18만여 명이 지원했다는 설까지 돌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접수 첫날에 이어 서류 결과 발표일인 이날도 합격 여부를 확인하려는 지원자가 몰려 채용 포털이 마비됐다. 이날 현대차 채용포털에 접속하면 ‘접속대기 중’임을 알리는 글이 나타났고, 대기자는 수백 명에 이르렀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에는 자신의 결과를 공유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합격했다는 지원자의 스펙을 보면 국가공인 기술 자격증을 보통 6~7개 보유하고 있었다. 한 누리꾼은 △산업안전산업기사 △위험물산업기사 △기계정비산업기사 △지게차운전기능사 △가스기능사 △공조냉동기계산업기사 보유 △ 대기업 현장직 7년차라고 했다.

또다른 지원자는 고졸에 24세이며 고등학생때부터 자격증을 준비해 전역하고 추가로 경력을 쌓았다고 밝혔다. 그는 △용접산업기사 △공조냉동기계산업기사 △기계정비산업기사 △위험물산업기사 △에너지관리기능사 △에너지관리기사 △천장크레인운전기능사를 갖고 있다고 했다.

또 “한 회사에서 30명 정도가 지원을 했는데 1명 합격했다”며 “합격자는 27세에 기사 자격증 3개 기능사 자격증 3개 있다”는 내용의 글도 있었다.

서류에서 떨어졌다는 한 누리꾼은 “스펙이 뒤처진다고 생각한 적은 없는데, 역시 현대차 생산직 채용 경쟁률은 상상 이상이었나 보다”라고 아쉬움을 토로 했다.

반면 “자격증 2개에 소기업 1년 다닌 거 말고 경력도 별로인데 주변에서 나만 붙었다. 무슨 기준일까?”라며 자신의 합격을 의아해 하는 이도 있었다.

“아직 넘어야할 산이 많다”며 서류합격으로 기뻐하긴 이르다는 비관적 의견들도 이어졌다. 서류 전형에 통과한 지원자들은 오는 6월 말까지 1차 면접, 인적성 검사, 2차 면접, 신체검사 등을 거쳐야 한다. 최종합격자 발표는 7월 예정이다.

국내 기능직, 노무직 종사자들에게 현대차 생산직은 ‘킹산직(King + 생산직)’으로 불린다. 1억원에 육박하는 높은 연봉(2021년 기준 9600만 원)과 복리후생, 정년보장 등 다양한 혜택 덕분에 선망의 대상이다.

이렇다 보니 이번 채용에 취업준비생은 물론 직장인, 현직 공무원까지 서류를 접수했다는 사례가 전해졌고, 각종 온라인서점에는 채용 시험 대비 문제집이 베스트셀러로 올라왔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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