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바이오영재고 오송 건립은 공약 폐기” 진천-음성군 강력 반발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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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환 충북도지사 결정에 불만
“공약사항 지키지 않고 일방통보
양해 구하고 대안 제시했어야”

충북도가 KAIST 부설 인공지능(AI) 바이오영재고를 청주시 오송읍에 건립하기로 결정하자 진천군과 음성군이 크게 반발하는 등 갈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반발은 충북도가 23일 AI 바이오영재고를 청주시 오송읍에 건립하기로 결정하면서 시작됐다.

도는 “KAIST가 향후 설립할 KAIST 오송캠퍼스와의 접근성, 핵심인력 양성의 용이성 등을 종합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AI 바이오영재고는 270명(학급당 10명, 학년별 9학급) 규모로 2027년 개교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바이오영재고의 충북혁신도시 내 유치를 추진해온 진천군과 음성군은 “AI 바이오영재고의 오송 건립은 충북혁신도시 내 건립을 약속한 김영환 충북도지사의 공약과 배치되는 데다 공모 절차가 없어 진천군과 음성군에는 기회조차 주지 않았고 오송 건립에 대한 사전 이해를 구하지도 않아 절차상에도 문제투성이”라며 강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송기섭 진천군수는 “김 지사는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진천과 음성을 찾아 영재고 건립을 약속했는데, 1년도 되지 않아 이를 뒤집었다”며 “부지 결정도 23일 열린 도와 시군정책협의회에서 사실상 일방적으로 결정했다”고 지적했다.

진천군 등에 따르면 김 지사는 지난해 지방선거 때 진천전통시장과 음성군 합동유세 등에서 ‘도지사에 당선되면 AI영재학교를 비롯해 과학영재학교, 수학영재학교 등 최소 3개의 특수목적고를 충북에 유치할 계획을 갖고 있다’ ‘AI영재학교를 진천에 유치해 진천의 교육 환경을 바꿔 놓겠다’ ‘음성과 진천 접경 지역인 혁신도시에 AI영재학교 유치를 통해 음성 교육의 개선을 시작하겠다’고 공약했다.

송 군수는 “당시 김 지사의 공약 이후 음성군과 함께 더 열심히 AI 바이오영재고 유치 활동을 벌였는데 이를 번복하면서 사전에 이해를 구하거나 대안을 제시하지 않았다”며 “오죽하면 ‘소속 정당이 달라 불이익을 주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지역에서 나오고 있겠냐”고 전했다.

김 지사는 국민의힘 소속이고, 진천·음성군수는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조병옥 음성군수는 “부지 선정을 하는 과정에서 유치 노력을 기울여온 지자체의 의견을 듣거나, 불가피한 결정이라면 그에 따른 양해를 구해야 했는데 전혀 그런 과정이 없었다”며 “발표 전날인 22일 도의 담당 국장이 찾아와 ‘결정됐다’고 통보 형식으로 전달하니까 지역에서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 군수는 “더욱이 결정 발표 9일 전 ‘중부 4군’으로 불리는 증평·진천·괴산·음성이 AI 영재고 유치 협약을 하고, 릴레이 챌린지도 진행 중이었는데 도의 결정으로 ‘뻘쭘한’ 상황이 됐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혜란 도 청년인재육성과장은 “KAIST에서 운영할 국립학교라 시군 공모 없이 도교육청과의 협의를 통해 결정했는데 진천군과 음성군의 불만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며 “김 지사가 조만간 두 지자체장을 만나 이번 결정에 대한 이해를 구하기 위해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ai바이오영재고#오송 건립#공약 폐기#강력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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