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마로 숨진 안산 4남매…나이지리아인 아빠 고물수집하며 남매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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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3월 27일 13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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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화재 현장. 2023.03.27. 배수아 기자.
안산 화재 현장. 2023.03.27. 배수아 기자.
27일 오전 3시28분쯤 경기 안산시 단원구 선부동 다세대주택에서 난 불로 나이지리아 국적의 4남매가 숨졌다. 이들 남매는 모두 5남매로 화마로 목숨을 잃은 4남매는 11살 A양과 7세·6세 남아, 4세 여아다. 막내 3살 여아는 화재 당시 부모와 탈출해 목숨을 구했다.

해당 지역은 외국인 근로자들이 모여사는 곳으로, 인근에 고려인문화센터가 자리하고 있다. 고려인들이 주로 살고 우즈베키스탄과 러시아 국적의 사람들도 많다.

화재가 난 현장은 다세대주택이 밀집된 지역이었다. 골목길마다 양쪽으로 차가 주차돼 있어 소방차의 진입이 쉽지 않았다. 건너집에 사는 이모씨는 불이 난 이날 새벽에도 골목에 주차된 차들로 소방차 진입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5남매의 아버지(50대 중반)는 15년 전 한국으로 와 고물상 일을 하며 생계를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고물을 수집해 나이지리아로 수출을 하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가족은 원곡동에서 선부동으로 1,2년 전 이사와 월세살이를 하며 5남매를 키웠다.

화재에서 탈출한 5남매의 부모와 3살 막내는 화상 등 부상을 입고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가족은 불법체류자는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외국인이라 수급자 지원 등 정부의 제도적인 도움에선 벗어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외국인 신분이다보니 자녀들의 초등학교 입학 시 주민센터의 소재 파악 대상도 아니었다. 첫째와 둘째 아이는 한국의 정식 학교를 다니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세 아이는 집에서 가정 양육을 한 것으로 보인다.

발화지점은 5남매가 살고 있는 다세대주택 203호 출입문 주변으로 확인됐다. 입구에 인화성 물질은 확인되지 않았다. 출입문은 거실과 인접해있는데, TV와 냉장고가 위치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적인 요인 때문인지는 최종 감식 결과가 나와봐야 알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아직까지 범죄를 의심할만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장비 23대와 인력 50여명을 투입해 이날 오전 4시16분쯤 불을 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자세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하고 있다.

(안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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