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런던아이 타고 ‘서울링 안전’ 점검… “기술적으로 충분히 가능”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17일 10시 52분


“‘서울링’이 기술적으로 안정적으로 구현될 수 있을지 속으로는 상당히 걱정을 했는데, 런던아이를 직접 탑승해보니 조금 더 확신을 가지게 됐습니다.”

유럽 순방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은 14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에서 런던아이를 탑승한 뒤 “국내에서 접근성이나 안전 등에 대한 문제 제기가 나오고 있는데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들을수록 우리 기술 수준으로 문제가 되진 않을 것 같다”며 이렇게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4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의 런던아이에 탑승해 도시 경관을 바라보고 있다. 서울시 제공
오세훈 서울시장이 14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의 런던아이에 탑승해 도시 경관을 바라보고 있다. 서울시 제공


런던아이는 영국항공이 1999년 새 천년을 기념해 설치한 높이 135m, 직경 120m의 대관람차다. 총 32개의 캡슐이 매달려 있고, 이용료는 1인당 40파운드(약 6만3000원)다. 서울시는 마포구 상암동 하늘공원에 대관람차 서울링을 직경 180m 규모로 만들겠다고 이달 8일 밝혔다. 당초 서울시는 런던아이를 벤치마킹해 ‘서울아이’를 만드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일반적인 관람차와 차별화하기 위해 전통적인 바큇살이 없는 고리 형태의 구조물로 짓기로 했고, 반지 모양이라는 뜻을 담아 서울링으로 명명했다.

서울링 디자인 아이디어를 직접 냈다는 오 시장은 “(서울링 계획안은) 현재도 관광 측면에서 불리하지 않지만, 근처에 즐길 수 있는 여러 관광 요소들도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 “서울링, 충분히 가능성 있어”


이날 오 시장은 런던아이 설계회사인 스타네스, 운영사인 멀린 엔터테인먼트 임원들과 약 30분간 런던아이를 직접 타며 캡슐 작동, 운영 방법, 안전 등에 관한 대화를 주고받았다. 특히 관람차 안에선 스타네스 존 헨리 디자이너에게 안전 관련 질문을 집중적으로 던졌다. 오 시장이 “한국에서 설계하려는 형태가 전례가 없어 모든 게 다 걱정”이라고 하자 헨리 디자이너는 “런던아이보다 서울의 형태가 더 안전하고 간단한 건축 시공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힐 스미스 스타네스 대표는 “20년 전 런던 아이를 만들 당시엔 자재들이 많이 무거웠지만 현재는 많이 가벼워졌고 기술도 훨씬 좋아졌다”며 “이미 바큇살 없는 대관람차가 만들어진 곳이 있고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했다. 현재 서울시가 계획 중인 서울링과 같은 ‘고리형 대관람차’는 높이 145m, 직경 125m 규모의 중국 ‘보하이의 눈’이 유일하다.

14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에서 런던아이 관계자들이 관람차(캡슐)를 점검하고 있다. 런던아이는 높이 135m, 직경 120m 규모로 총 32개의 캡슐이 운행하고 있다. 연간 약 350만 명의 관광객들이 이용하며 영국의 빅벤, 웨스트민스터사원 등과 더불어 대표적인 관광명소로 자리 잡았다. 런던=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14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에서 런던아이 관계자들이 관람차(캡슐)를 점검하고 있다. 런던아이는 높이 135m, 직경 120m 규모로 총 32개의 캡슐이 운행하고 있다. 연간 약 350만 명의 관광객들이 이용하며 영국의 빅벤, 웨스트민스터사원 등과 더불어 대표적인 관광명소로 자리 잡았다. 런던=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전날 강풍으로 운행이 중단된 런던의 케이블카 ‘ISF 클라우드’와 달리 런던아이는 정상 운행했다고 한다. 오 시장은 13일 ‘그레이트 한강’ 계획을 통해 발표한 한강 횡단 곤돌라와 유사한 ISF 클라우드를 탑승하려 했지만, 케이블카가 있는 노스 그리니치 지역에 최대 초속 17m의 강풍이 불며 계획이 무산됐다. 런던아이 관계자는 “(캡슐 등이) 철골 구조들에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비교적 흔들리지 않고 안정적”이라며 “덕분에 케이블카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기상의 영향을 덜 받는다”고 설명했다.

● 위치부터 안전 고려한 런던아이


원래 런던아이는 5년만 한시적으로 운영될 계획이었다. 인근 시민들의 반발이 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관광 명소로 자리를 잡으면서 2002년 영구 운영 허가를 받았고, 현재는 연간 약 350만 명이 이용하고 있다. 멀린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런던아이가 사랑을 받으며 사라지지 않고 지금까지 남게 됐다”며 “런던아이 운영 이후 지역이 활성화되며 지역 주민들의 인정도 받고 있다”고 말했다.

14일(현지 시간) 런던아이 정상 부근(약 135m)에서 내려다보이는 런던 시내 모습. 런던=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14일(현지 시간) 런던아이 정상 부근(약 135m)에서 내려다보이는 런던 시내 모습. 런던=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런던아이는 착공부터 안전을 강조하고 또 강조했다고 한다. 당초 계획은 임시 시설이었지만, 건축 자재는 튼튼한 것들로 이용했다. 강철 프레임은 체코에서, 유리는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공급해왔고 기계 설비는 독일에서 공수해 왔다. 위치 선정도 안전을 고려했다. 템스강은 오른쪽으로 약간 휘어져 있는 형태인데, 현재 위치는 바람을 정면으로 맞지 않고 비교적 비켜나갈 수 있는 곳이다. 특히 캡슐은 타원형 모양으로 디자인됐는데, 이렇게 하면 강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영향을 덜 받을 수 있다.

● 市 “말뚝 시공으로 안전성 확보”
서울시는 서울링 건립 부지에 깊이 약 120m 구멍을 내 말뚝 시공을 진행하는 등 안전성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지반이 서울링의 하중을 버틸 수 있도록 구멍에 철근을 박고 그 안으로 콘크리트를 부어 기반을 다지겠다는 것이다. 특히 하늘공원이 난지도 쓰레기 매립지 위에 조성된 만큼 메탄 등의 가스를 포집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안전성 확보를 위해 말뚝 시공을 하고 그 위에 매트처럼 서울링을 지지하는 기초 지지판을 둘 계획”이라며 “서울링 자체를 지지하는 하부 구조는 민간 제안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