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연초제조창 월급날처럼… 매월 20일 ‘문화 장날’ 열린다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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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충북 청주시 청원구 상당로의 문화제조창에서 이달부터 연말까지 매월 20일 ‘문화제조창 꿀단지 프로젝트’가 열린다.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제공
충북 청주시 청원구 상당로의 문화제조창에서 이달부터 연말까지 매월 20일 ‘문화제조창 꿀단지 프로젝트’가 열린다.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제공
국내 최대 담배공장에서 지역 문화의 ‘산실(産室)’로 탈바꿈한 청주시 청원구 상당로의 문화제조창에서 매월 ‘문화 장날’이 펼쳐진다.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이사장 이범석 청주시장)은 매월 20일 ‘문화제조창 꿀단지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16일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3000여 명이 근무하던 시절의 연초제조창 월급날을 재현한다. 월급봉투를 들고 쏟아져 나온 연초제조창 직원들로 인해 주변 상권은 청주 전체의 경기(景氣)를 들썩이게 할 정도로 활기를 띠었다고 한다.

당시 상황을 담은 구술채록집 ‘청주 연초제조창’은 “봉급날이면 이동 상점들이 전부 연초제조창 앞에 정렬하듯이 늘어섰다. 마치 장날 같았어”라고 전했다. 청주문화재단 박혜령 정책기획팀장은 “문화제조창과 청주시청 임시청사 직원들의 월급날인 매월 20일을 ‘허니데이’로 지정해 ‘코로나 팬데믹’으로 잃었던 일상의 활기를 되찾기 위해 이 프로젝트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주요 행사 내용은 △관객참여형 공연 ‘허니문(허니+문화제조창)’ △강연 프로그램 ‘달달한 인문학’ △경매 프로그램 ‘달달한 옥션’ △허니 투 댄스 △전시체험 ‘이달의 로크존’ △공예와 예술교육 원데이 클래스 ‘별걸 다 해본 데이DAY’, ‘달달한 마켓’, ‘달달한 야시장’ 등이다. 행사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열린다.

첫 행사가 열리는 20일에는 문화제조창 본관 1층과 야외광장에서 오후 2시부터 오후 7시까지 5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청주시 한국공예관 입주작가들의 공예작품과 충북청주FC 선수들이 내놓은 물품들의 경매가 진행된다. 여기서 나온 수익금은 튀르키예 지진 피해 성금으로 기탁될 예정이다. 또 시인이자 도종환 국회의원의 문학강연과 밀랍 초·태블릿 만들기(체험비 1만 원), K-POP댄스, 허니 소사이어티 출범 등이 진행된다. 허니 소사이어티는 허니데이마다 매출의 2%를 기부하는 상인클럽이다.

이와 함께 행사 당일 모든 프로그램에 참여한 뒤 지역문화 커뮤니티 플랫폼 클레이에 완주를 인증한 100명에게 닭강정을 증정한다. 지역 작가 공예품을 구매하면 맥주와 피크닉 세트공예DIY키트도 준다.

이범석 청주문화재단 이사장은 “문화제조창을 통해 문화경제를 북돋고 시민 모두가 즐겁고 살맛 나는 청주를 만들 것”이라며 “MZ세대에서 월급날 하면 아버지 손에 들려 있던 통닭을 떠올리는 세대까지 매월 20일 허니데이의 주인공이 돼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허니데이의 무대인 청주 옛 연초제조창은 1946년 경성전매국 청주 연초공장으로 문을 열었다. 연간 100억 개비의 담배를 생산하던 국내 최대의 담배공장이자 청주를 대표하는 근대산업의 요람이었지만 경영난 등의 이유로 2004년 가동이 중단됐다. 연초제조창 ‘원료공장’은 2007년 청주첨단문화산업단지로, ‘양절공장’은 2018년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으로, 본관동은 2019년 문화제조창으로 각각 변신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매월 20일#문화 장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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