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독립 기대” vs “검찰 편향 우려”…정순신 임명에 둘로 쪼개진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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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수사본부 전경. 2022.6.20. 뉴스1
국가수사본부 전경. 2022.6.20. 뉴스1
경찰 수사를 지휘·총괄하는 국가수사본부장에 검찰 출신 정순신 변호사(57)가 임명되면서 경찰 내부에서는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24일 뉴스1 취재에 따르면 경찰 내부에서는 정 본부장이 외부 인사인 만큼 경찰의 독립적인 수사와 외압 차단 등에서 기대가 된다는 반응이 나왔다. 동시에 정 본부장이 검찰 출신이라서 경찰 조직의 자존심이 흔들릴 수 있고, 검찰 편향적인 수사가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시도경찰청의 한 간부급 경찰관은 “기대되는 부분은 검찰과의 협의가 더 긴밀해 질 수 있다는 점과 검찰의 수사 기법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경찰 조직에 얼마나 애정을 갖고 일할지는 의문이 드는 부분도 있다. 또 대통령실이나 법무부와의 관계를 더 중요시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고 설명했다.

시도경찰청의 또 다른 경찰관은 “경찰의 수사 독립성 확보 측면에서 긍정적인 면도 기대하지만 검찰 출신이라서 윤희근 경찰청장과의 관계도 껄끄러울 수 있어 우려가 된다”고 밝혔다.

서울 일선경찰서의 한 간부급 경찰관도 “외부 출신인 만큼 조직의 이익을 위해서 독립적으로 판단해서 해줄 수 있는 부분이 기대된다”며 “외압 등에서도 경찰 수사가 취약하다는 평가가 일각에서 있었는데 이를 잘 막아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점도 있다”고 말했다.

우려점에 대해서는 “경찰 내부의 수사구조 개혁 등 해묵은 과제가 많은데 얼마나 경찰 입장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임명된 정 본부장은 검찰 출신 첫 고위 수사 지휘관이다.

정 신임 본부장은 부산 대동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1995년 제37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이원석 검찰총장과 사법연수원 27기 동기다.

정 본부장은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 창원지검 차장검사, 법무연수원 용인분원장 등 검찰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치며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를 갖춘 수사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대검에서 부대변인을 역임하면서 대외 홍보 역량을 갖췄고 합리적 성향으로 검사시절 후배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1차 수사기관으로 대부분의 수사를 경찰이 담당하게 됨에 따라 경험 있는 외부 인사 영입을 통해 경찰의 책임수사 역량을 한층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수사 전문가인 신임 정 본부장을 중심으로 국민 안전 확보를 최우선으로 하는 경찰 수사 체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2년간 국가수사본부를 이끌 정 본부장은 오는 27일 취임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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