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XX 갈겨…때려봐” 2살 원생 싸움 부추긴 보육교사들 벌금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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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2월 13일 17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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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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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한 어린이집에서 2~3살 원생들에게 서로 때리라며 싸움을 부추긴 보육교사 2명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13일 인천지법 형사2단독 곽경평 판사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보육교사 A 씨(60·여)와 B 씨(23·여)에게 각각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이들에게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하고 3년간 아동 관련 기관에 취업하지 못하도록 제한했다.

지난해 1월 12일 A 씨 등은 인천시 서구 한 어린이집에서 원생인 C 군(2)과 D 양(2)에게 서로 때리라고 부추기는 등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당시 함께 놀고 있던 피해 아동들에게 다가가 “(상대를) 밀어봐. 자꾸 너를 만만하게 본다”, “XXX를 갈겨. 머리를 때려버려”라고 말했다.

보육교사들은 이어 경찰을 부르겠다고 했고 D 양이 “경찰 아저씨?”라고 말하자 “얘 감각이 없어서 몰라. 바보야. 얘 완전 아무것도 몰라”라며 정서적 학대를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낮잠을 자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생을 학대하기도 했다.

A 씨는 같은 날 오후 1시 6분경 공룡 모형 장난감으로 다른 원생 E 양(3)의 얼굴을 긁었다. 낮잠을 자지 않고 장난감을 가지고 놀던 E 양이 실수로 A 씨의 얼굴을 건드렸다는 것이었다.

앞서 B 씨는 같은 달 5일 낮잠을 자지 않는다는 이유로 E 양의 옆구리 부위를 4차례 때리고 머리를 세게 눌렀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보육교사로서 돌봐줘야 할 피해 아동들을 오히려 정서적으로 학대했다”며 “자질을 의심하게 하는 피고인들의 부적절한 언행에 비춰볼 때 범행이 우발적인 실수라고 보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학대 정도와 피고인들이 피해 아동들의 법정대리인 중 일부와 합의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예슬 동아닷컴 기자 seul5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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