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몸으로 불길 뛰어들어 80대 노부부 구한 70대…얼굴과 팔에 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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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1월 15일 16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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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오전 10시 30분경 경북 경주시 내남면 덕천리 한 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하자 집안으로 뛰어들어 80대 노부부를 구한 손수호 씨(70). 얼굴과 팔에 화상을 입었다. (경주시 제공) 뉴시스
지난 9일 오전 10시 30분경 경북 경주시 내남면 덕천리 한 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하자 집안으로 뛰어들어 80대 노부부를 구한 손수호 씨(70). 얼굴과 팔에 화상을 입었다. (경주시 제공) 뉴시스
경북 경주에서 한 70대 노인이 불이 난 집에 뛰어들어 화염을 뚫고 80대 노부부를 구했다.

15일 경주시에 따르면 경주시 성건동에 사는 집수리 전문가 손수호 씨(70)는 지난 9일 오전 10시 30분경 내남면 덕천리에서 한 주택을 수리하던 중 인근 주택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는 것을 목격했다. 그는 즉시 일손을 멈추고 현장으로 달려갔다.

외부 창고에서 시작된 불은 순식간에 벽을 타고 2층 주택을 집어삼킬 듯 확산하고 있었다.

손 씨는 집안에 80대 노부부가 있다는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바로 집 뒤편 창문을 깨고 입과 코만 가린 채 맨몸으로 집안에 뛰어들었다.

천장까지 불길이 번진 가운데, 손 씨는 거실에 쓰러져 있는 할머니와 옆에 있던 할아버지를 발견했다. 그는 곧바로 할머니를 등에 업고 할아버지의 손을 잡은 채 밖으로 빠져나왔다.

덕천리 주택 화재를 진압 중인 119대원들. 경주시 제공
덕천리 주택 화재를 진압 중인 119대원들. 경주시 제공
불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에 의해 1시간30여 분만에 진화됐다.

연기를 마신 노부부는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았다. 손 씨도 구조 과정에서 얼굴과 팔에 1도 화상을 입어 치료 중이다.

손 씨는 “사람이 집에 있다는 소리를 듣고 구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경주시는 손 씨의 의사상자 신청 절차를 진행 중이다. 주낙영 시장은 “이웃을 나 자신보다 먼저 생각하는 시민정신은 우리 공동체의 숭고한 가치”라며 “이를 실천한 손수호 님에게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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