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넘게 이어진 졸업생 ‘송아지 장학금’ 전통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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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군 화흥초교, 2명에게 전달
학생수 감소 막고 인재육성 위해

4일 전남 완도군 완도읍 화흥초등학교 졸업생 2명에게 장학금 대신 전달된 암송아지. 화흥초등학교 제공
4일 전남 완도군 완도읍 화흥초등학교 졸업생 2명에게 장학금 대신 전달된 암송아지. 화흥초등학교 제공
40년 넘게 졸업생에게 장학금으로 송아지 한 마리씩을 주는 초등학교가 있어 화제다.

전남 완도군 완도읍 화흥초등학교는 졸업식을 이틀 앞둔 4일 학생 2명에게 장학금으로 7개월 된 암송아지 한 마리씩을 전달했다. 올해 졸업생은 3명이지만 1명은 전학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쉽게도 장학금 지급 대상이 되지 않았다고 학교 측은 설명했다. 이 학교 전교생은 39명이다.

송아지를 받은 졸업생 조다연 양(13)은 “장학금으로 소를 받는다는 게 신기하고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송아지 장학금 전통은 1976년 시작됐다. 화흥초 졸업생들이 인재 육성을 위해 기금을 마련한 뒤 당시 귀했던 송아지 6마리를 샀다. 이 소를 축산농가에 맡겨 종잣돈으로 불려 졸업생들에게 장학금 대신 송아지를 주는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지금까지 240여 마리의 송아지가 학생들에게 전달됐다. 학생들이 받은 송아지는 부모가 직접 키우거나 축산농가에 위탁한다.

최선주 전 화흥초등학교 운영위원장은 “축산 농가에 위탁한 송아지를 3년에 한 마리씩 다시 내놓고 있다”며 “학생 수 감소를 막고 지역 인재를 키우기 위해 송아지 장학금 전통을 이어가는 등 주민들이 똘똘 뭉치고 있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전남 완도군#화흥초등학교#송아지 장학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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