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에 부상자 널렸다”…이태원 참사 119 첫 신고 녹취 보니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1월 1일 16시 52분


지난달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대규모 압사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30일 새벽 최성범 용산소방서 서장이 취재진 앞에서 현장브리핑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달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대규모 압사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30일 새벽 최성범 용산소방서 서장이 취재진 앞에서 현장브리핑하고 있다. 뉴시스

“여기 이태원인데요. 이쪽에 경찰이고 소방차고 다 보내주셔야 될 것 같아요”
지난달 29일 발생한 ‘이태원 핼러윈 참사’ 당시 119에 최초 신고된 내용 중 일부다. 해당 신고 내용엔 사고 당시 긴박한 상황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동아일보는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1일 119 최초 신고 녹취록을 입수했다. 지난달 29일 오후 10시 15분경 휴대전화를 통해 사고 신고를 한 신고자는 119 신고 접수자에게 “사람이 압사 당하게 생겼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골목에 사람이 다 껴가지고 다 보내셔야 할 것 같다. 농담이 아니다”라며 절박한 심경을 전했다.

접수자가 “어디쯤이냐”, “가게 이름을 알려 달라”고 하자 신고자는 인근 상호명을 말하며 다시 한번 “사람이 압사 당하게 생겼다. 농담이 아니라 경찰이건 소방이건 보내주셔서 통제해야 할 것 같다. 일단 끊겠다”고 했다.

접수자가 다시 “다친 사람이 있느냐”고 묻자 신고자는 “그렇다. 많이 다쳤을 거다. 여러 명이 있을 거다. 엄청 많을 것”이라고 답했다. 접수자는 다시 “정확하게 설명해달라. 그런 식으로 말고 설명을 좀 더 해달라”고 하자 신고자는 “어떻게 정확하게 설명해야 하느냐”며 “부상자가 여기 길거리에 널린 게 부상자인데 내 일행이 아니다. 상황이 심각하다”고 했다. 이후 접수자는 “전화 끊겠다. 일단 나가서 확인하겠다”고 말하며 통화를 종료했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 119 최초 신고 녹취록. 문진석 더불어민주당의원실 제공.
‘이태원 핼러윈 참사’ 119 최초 신고 녹취록. 문진석 더불어민주당의원실 제공.

첫 신고가 접수된 지 2분이 지난 10시 17분 소방당국은 사건 현장에서 약 2㎞ 떨어진 용산소방서에 출동을 지시했고, 이들은 10시 19분 사고 현장 근처에 도착했다. 소방에 따르면 최초 신고 접수를 포함해 총 100건의 관련 신고가 이날 119에 접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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